봄은 기다림 / 박동환

봄은 기다림 / 박동환


 

기다리는 봄은 왔습니다 

 

그러나 봄은 멀리서 부르며

늘어선 차량의 줄을 세울 뿐

봄은 아직 가까이에 없습니다 

 

하늘은 뿌옇게 슬픈 표정으로

길옆에 환하게 핀 꽃송이를

내려다보며 숨을 멈춥니다 

 

자신의 티끌이 꽃에 묻을까

거센 콧바람에 꽃잎 떨어질까

너무나 두려워 숨마저 참습니다 

 

엉켰던 차들이 조금씩 풀리고

기다림의 시간은 차츰 줄어듭니다 

 

숨 참고 인내하며 기다린

시간의 보상은 어느 날 우연히

창밖에서 조그만 손을 내밉니다 

 

그대에게 가는 길이 뚫립니다

그러나 쉽게 다가가지 못함은

내 마음의 봄은 늘 기다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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