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에 “?”가 붙으면 결국 본문의 답변은 “NO”가 나온다는 “Betteridge's law of headlines”이라는 것이 있다. 2009년 기술 저널리스트, 베터릿지가 만들어낸 법칙인데, 실제로 그럴듯하다. 그렇다면 오늘의 제목에 물음표가 들어갈 질문은 무엇일까요?
아이폰 기본 검색엔진이 되는 편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좋지 않을까?
그래서 우선은 ChatGPT가 들어있는 빙에게 물어봤다(참조 2). 사실 이 질문은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나온 유료 검색엔진 Neeva의 창업자이자 전직 구글 임원이었던 Sridhar Ramaswamy가 던진 질문(참조 2)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결론부터 내는 걸 좋아할 테니 일단 빙의 답변부터 물어보자. 내용은 “모르겠다”이다.
내 생각은?
단편적으로 생각해 보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에 낀 애플이 수혜자이다. 적어도 미국 스마트폰 시장 60% 이상을 애플이 점유하고 있고, 심지어 젊은 세대도 (아마 전세계 모두?) 애플 생태계를 선호할 것으로 보이는 세상이므로, 현재 아이폰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의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져가면, MS에게 큰 이익이 될 수 있는데… 그 비용(연간 150억 달러 정도 된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제 점수는요. 일견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 자리를 빼앗는 편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좋기야 하겠지만 근본적인 의문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모르겠다”이다.
그 근본적 의문이 무엇인고 하니, 도대체 검색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이다. 사람들이 컴퓨팅 기기로 하는 “검색”이라는 행위는 요새 대게 스마트폰을 위주로 해서 일어난다. 자, 이게 바로 현재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두 가지가 떠오른다. 첫 번째, 검색 소비 장소(휴대폰같은 기기를 의미한다)가 보다 다양해지고, 두 번째, 검색의 장소(웹만이 아니라 유튜브 등을 의미한다)가 달라진다.
첫 번째는 비단 스마트폰만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미 존재하는 워치와 에어팟도 있고 앞으로 나올 안경이나 고글도 있을 것이다. 페이스허거… 아 아닙니다. 애플이 6월 WWDC에서 (어쩌면) 내놓을 수 있을 고글/안경 또한 앞으로에 대한 대비로 봐야 할 일이다.
두 번째는,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여, 검색 장소가 웹사이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유튜브나 틱톡과 같은 영상 플랫폼이다. 그런데 유튜브 영상이나 팟캐스트 방송 내에서 검색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아직 “모른다”에 가깝다. 이걸 자세히 생각해 보십시오. 기존의 미니경매 알고리듬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도 관련된다(참조 3).
그런데 대관절, 마이크로소프트가 AI를 바르던 말던 검색 사업을 계속 해야 할까? 위의 두 가지 방향성을 생각하면, 반드시 검색 사업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있기는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일반인들의 컴퓨팅 활동이 검색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생각해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곳 저곳 속삭여주기만 하면, 구글이 여기저기 기존에 내던 비용을 더 올려내야 할 것이다.
결론, 이렇게 검색 환경이 지금도 바뀌어가고 있고 조만간 더 바뀔 텐데, 여기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말씀입니다. 그래서 답변은 당연히 “모르겠다”가 맞다. ChatGPT 똘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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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짤방은 새로운 빙 화면을 캡처했다. 사파리에서 들어갔기 때문에 엣지를 다운로드받으라고 뜨며, ChatGPT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빙에서 사용하려면 결국 엣지를 사용해야 한다.
2. Bing의 답변: https://sl.bing.net/j0I4DR9wzV6
비즈니스인사이더 기사, Microsoft Should Spend Big to Win iPhone Search(2023년 3월 22일): https://www.businessinsider.com/microsoft-bing-chatgpt-google-search-engine-default-apple-iphone-agreement-2023-3?r=US&IR=T
3. 특히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의 “릴스”, 틱톡의 영상은 10초 남짓이다. 여기에 광고를 어떻게 넣을까?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의 데이터센터로 보내서? 아닐 것이다. 일단은 결국 구독 모델로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나도 결국은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이용자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