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한병진(韓秉珍)
벚꽃마냥
하얀 사연이 있었다고
산등성이 어디쯤
잊혀진 얼굴을 찾지마라
꽃은 다시 피울지라도
그곳 어디에
옛사람 웃음이 있으랴
시절은 변함 없는데
젊은 얼굴 하나
그려낼 수 없는아픔으로
하얀 벚꽃 길 사이
사내 홀로 걷고 있을 뿐이다
유채꽃마냥
노랗게 물들인 강가 언덕에
향긋한 향으로
품에 안긴 여인을 잊지마라
꽃다운 그시절에
눈물뿌려 길목이 젖었을 지언정
오겠다던 약속만큼
유채밭 가득 네모습 뿐인데
사랑보다 천지가 작구나
내사람 이었을거라고
천년은 넘게 드리울 빛으로
아직도 봄볕속에 너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