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기억

책의 갈피에서 오래된 속초행 고속버스표 두 장이 툭 떨어졌다 흐릿하게 남아 있는 좌석번호 한동안 펼쳐보지 않았던 책이 참 오래도록 한 여자와 남자를 품고 입 다물고 있었다 의자에 나란히 앉아 몸 깊이 숨기고 빈틈없이 서로에게 스미고 싶었을 것인데 손가락 사이사이 가장 깊은 곳을 맞추고 단단히 빗장 걸어두고 싶었을 것인데 어깨에 기댄 머리를 베개 삼아 오래도록 깨어나고 싶지 않았을 것인데 속초 앞바다 파도소리에 갇혀 파삭 낡아 있는 두 개의 잎사귀 어디로도 나를 데려다주지 못하는. 기억 / 강호정 제1시집《슬픔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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