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0표' 20승 투수 밴헤켄을 위한 심심한 위로

전통적으로 국내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투표가 이뤄진다고 하면 대개 투표인단으로 방송 관계자를 비롯해 기자들이 가장 많다. 어쩔 수 없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고 그게 현실이다. 올해는 무사히 지나갈까 싶지만 항상 논란의 여지가 남기 마련이고 올시즌이 끝난 후에도 똑같은 래퍼토리가 반복되진 않을지 심히 걱정스러웠다. ​ 그리고 결과는 '역시나'였다. KBO가 주관하는 시즌 MVP(최우수선수)&신인왕 시상식에서 서건창이 99표 가운데 77표를 획득하며 압도적인 표 차이로 MVP에 등극했고 7년 만에 시즌 20승 투수의 주인공이 된 밴헤켄은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삼성의 밴덴헐크가 그나마 두 표만을 받았을 뿐 97명의 투표인단은 국내 선수들에게 표심을 보냈다. ​ 넥센팬들은 4명의 선수가 각축을 벌이며 경쟁하는 모습에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면도 없잖아 있었다. 시즌 200안타를 달성하며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건창에게 쏟아지는 지지에 나머지 세 명의 선수가 비교적으로 표가 적진 않을까 팬의 마음으로서 걱정이 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박병호(2012-2013년)에 이어 3년 연속으로 MVP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올해는 더욱 씁쓸함이 앞서는 이유, 왜일까. ​ 필자는 투표인단이 아니기 때문에 각 종 시상식에서 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공정하게 투표하라면 누구보다 자신있지만 투표권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이들, 앞서도 언급했겠지만 '기자들'이다. 그래서 '인맥'이라는 키워드가 각 종 시상식을 둘러싸며 논란을 부추겼고 이번에도 팬들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 밴헤켄은 누가 뭐래도 올시즌 최고의 투수였다. 희귀하다는 시즌 20승을 7년 만에 달성한 투수가 되었고 부동의 1선발 자리를 지키면서 팀을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LG, 삼성을 만나서 기죽지 않은 밴헤켄의 투구 속에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고 영웅군단은 준우승에도 '감동의 가을드라마'라는 평을 들었다. ​ 7년 전에 시즌 20승을 달성했던 다니엘 리오스는 한국 무대를 떠난 이후에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며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일각에서는 이 기록이 크게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약물 복용으로 달성한 기록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것인데, 실제로 시즌 20승은 선발투수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 꿈꾸는 기록이다. ​ 나이트, 윤석민, 니퍼트 등 한 시즌, 리그를 호령했던 투수들도 10승대 후반에서 멈춰 꿈의 기록에 다가서지 못했다. 하나같이 국내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졌고 타고투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공략이 어려워졌다고 볼멘소리를 늘어놓는다. 올시즌은 더 그랬다.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한 타자만 30명이 넘는 시즌은 NPB(일본프로야구), MLB(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 그런 와중에도 3점대의 평균자책점(밴헤켄 ERA 3.51), 탈삼진 2위(178개), 최다 이닝 1위(187이닝) 등 만만치 않은 타자들을 상대로 이 악물고 버텼다. 함께 MVP 후보에 오른 밴덴헐크도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면서 통합 4연패를 이끌었고 이 두 투수가 없었더라면 삼성과 넥센이 올시즌 이만한 성적을 낼 수 있었을지도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 밴헤켄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올해가 첫 시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2012년에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밴헤켄은 첫 해 11승 8패 ERA 3.28, 피홈런 16개 사사구 63개를 허용하며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12승 10패 ERA 3.73을 기록,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지만 본인은 기록에 절대 만족하지 않았다. ​ 두 번의 아쉬움을 딛고 한국 무대에서 세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올시즌, 제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시즌 20승 달성에 승률 2위, 타선 지원을 든든하게 받았고 두 자릿수였던 피홈런 개수도 9개로 줄어들면서 장타 허용을 줄였다. 여기에 사사구도 56개로 세 시즌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 놀라운 건 세 시즌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시즌이 이번 시즌이라는 점. 180이닝 이상 소화한 적이 없었고 지난해에도 161.2이닝으로 생각보단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소사와 함께 30승을 합작하며 외인의 자존심을 지켰다. ​ 국내 타자들을 연구, 수많은 고민이 있었기에 노력의 결실이 맺어졌다. 세상에 만약은 없지만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면 20승이라는 대기록에도 결코 다가설 수 있었을까. 시즌 200안타, 유격수 출신 최초 40홈런, 시즌 52홈런 달성도 가치있는 기록이지만 시즌 20승이 과연 어떤 투수든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인지에 대해선 강한 의문이 든다. ​ 후보에 오른 다섯 명의 선수 모두 나름대로 좋은 기록을 냈기에 기자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었다. 그건 신인왕을 수상한 NC 박민우를 포함한 세 명의 신인왕 후보도 마찬가지이다. 후보에 올랐던 총 8명의 선수가 다른 선수들보다 빛났고 권위있는 시상식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 ​ 하지만 그 자리를 빛낸 선수들을 조금은 머쓱하게 만든 투표인단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99표 중 77표, 시즌 200안타를 터뜨린 서건창에게 당연히 많은 표가 쏠리는 현상은 예상을 했지만 서건창 이외의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결과가 어떨지 팬들도 궁금해했고 관계자들도 관심을 모았다. ​ A 관계자는 "후보들이 너무 쟁쟁해 2차 투표까지 갈 줄 알았다. 현장에서도 미리 이에 대해 준비를 했는데 1차 투표로 끝이 나 조금은 당황스러웠다"라며 시상식 소감을 밝혔다. 야구팬들도 "서건창의 수상은 예상했지만 70%가 훨씬 넘는 투표인단이 표심을 보낼 거라곤 쉽게 생각못했다"라며 나머지 네 명의 후보에게도 격려를 보냈다. ​ 프로야구는 팬들과 선수들이 만들어가는 컨텐츠이지만 시상식만큼은 팬들이 관여할 수 없고 오로지 기자들이 포함된 투표인단의 표심으로만 주인공을 가린다. 특히 올해같이 다양하고 '최초'라는 키워드가 붙은 기록을 지닌 선수들이 한꺼번에 후보로 쏠린 시즌은 많지 않아 더 기대되었고 시싱식다운 긴장감을 기대했다. ​ 그럼에도 각 종 언론에서는 시상식 며칠 전부터 서건창의 수상을 유력시하는 기사들을 내보내면서 일찌감치 MVP의 주인공을 예상케했고 긴장감은 전혀 없었다. 시상식의 자격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건창과 관련된 기사가 나가는동안 밴헤켄의 이름을 찾아보기란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나 다름없었다. 포털사이트 야구 면은 FA시장과 서건창을 중심으로 가득 채워졌다. ​ 누구보다 선발투수의 값어치를 높이 평가하는 만큼 밴헤켄이 기록한 시즌 20승을 다른 기록보다 우선시하고 싶다. MVP가 되진 못했지만 아름다웠던 2014시즌 앤디 밴헤켄,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 [글 = 뚝심의 The Time(blog.naver.com/dbwnstk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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