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 혹은 삶에 관하여4

4. 서른은 어떤 나이일까요. 인생에선 모두가 처음이기 때문에, 겪지 않은 일들을 섣불리 말하는 것은 어려워요. 분명한 것은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것, 이미 많은 감정과 감성을 읽었고, 이미 읽고 공부한 것들로 채워놓은 이성도, 더 이상 추가가 없이는 소모되고 무너져 갈 뿐이라는 것, 몸과 머리의 간극도 차츰 멀어져 둘이 서로 거짓말을 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고 있어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 예를 들어 '쓰기' 같은 일들도 지금 바로 노력과 공을 들여 계속 벼려놓지 않으면, 그것들은 맨 처음 나를 찾아왔을 때처럼 갑작스레 나를 떠나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요. 바로 그 지점에서 삶의 고통이 생기지요. 몸이 익숙해진, 그리고 타인의 시선과 습속화된 만족감에 익숙해진 '쁘띠'의 생활과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 부가가치를 생산하지 못하지만 나를 만족시키는 나만의 것들에 대한 욕구가 계속 충돌하고 있으니까요. 영화관의 좌석에서나 도서관의 열람실, 한밤중의 택시, 가벼운 술자리의 취중에서 불현듯 깜빡거리는 내 길의 지도를 읽어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프게 느끼지요. 아침 출근길이면 그 깨달음은 매번 사라지고 말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는 내일 이 시간에...

아주 천천히, 그 누군가를 잊어버릴만큼 느리게 연애소설 읽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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