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ology, Soccer and Human

2014년이 저물어가고 2015년이 다가오고 있다. 늘 연말에 한 해를 마무리 할 때가 되면 여러 가지 상념이 들곤 하지만 특히 올해 월드컵이 있었기에 더욱 되돌아 볼 것들이 풍성하지 않나 생각한다. 오늘은 남미에서 열렸던 뜨거웠던 대회와 그 대회의 우승자 독일 대표팀 그리고 그 대표팀의 흥미로운 기술력에 대해 알아보면서 한 해를 정리하고자 한다. 얼마 지나지 않은 몇 해 전, ‘빅 데이터’라는 개념이 새로 등장했고 IT업계에 이 단어가 많은 파급효과를 불렀다. ‘빅 데이터’란 급속도로 발전한 인터넷과 기술력으로 인해 데이터의 생성 양ㆍ주기ㆍ형식 등이 기존 데이터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에, 종래의 방법으로는 수집ㆍ저장ㆍ검색ㆍ분석이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워낙 많은 양이기에 그 안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분석해낼 방법, 수단에 대한 연구가 필연적으로 이어졌고 이 덕분에 분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 역시 다수 생겨났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할 경우 질병이나 사회현상의 변화에 관한 새로운 시각이나 법칙을 발견할 가능성이 커졌기에, 일부 학자들은 빅 데이터를 통해 인류가 유사 이래 처음으로 인간 행동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고 주장할 정도로 이 개념이 꽤나 중요해졌다. 기술이란 발견되기만 하면 여러 분야로 뻗어나가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에 ‘축구’라는 영역으로도 이 빅 데이터가 큰 발전을 보였는데 그 하나의 좋은 예가 바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독일 대표팀이다. 2013년부터 독일 대표팀은 독일의 대표 정보통신 업체 'SAP'(사진 2)와 협력관계를 체결하고 데이터 분석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표팀 코치 ‘올리버 비어호프’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SAP match insight’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훈련 시작 전, 선수들의 양 쪽 무릎과 어깨에 총 4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특별히 골키퍼는 양 손까지 합쳐 6개를 부착하는데 이 센서 하나가 1분에 수집하고 전송하는 데이터가 만 2천여 개에 이르고 90분 경기라고 단순계산을 해보면 총 5000만개의 데이터가 발생한다. 우리가 흔히 포포투, 혹은 Whoscored.com에서 찾아볼 수 있는 히트맵은 물론이고 선수의 심박수, 순간 스피드, 슈팅 동작과 운동량 등 아주 많은 부분의 데이터를 기록하는데 이 정보를 프로그램 ‘SAP match insight’가 분석해 효율적인 분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기존의 녹화된 비디오 정보 역시 동기화시켜 데이터化 할 수 있고 이런 유의미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각 기계에 전송된다. 선수들은 편한 시간과 편한 장소에서 자신의 분석 결과를 볼 수 있어 개인적인 활용에도 손색없거니와, 감독과 코치 역시 선수 개인에게 맞는 전술과 훈련 방식을 선정할 수 있다. 사실 여태 스포츠, 특히 넓은 필드에서 플레이하는 축구는 감독의 경험론적인 가르침과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인 ‘비디오 분석’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인터랙션디자인의 석사 논문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반의 축구 경기력 측정 시스템 연구」의 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2.1.1 축구 경기력의 개념과 요소 스포츠 경기는 승부를 전제로 진행된다. 순위의 결과로 승패를 결정하는 육상, 채점의 결과로 등위를 결정하는 체조 등의 종목도 있지만, 기록경기나 채점 경기가 아닌 운동 종목은 스코어의 결과가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축구와 같은 이러한 종목들은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평가의견이 경기결과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도록 선수가 발생시킨 경기 내용의 결과를 토대로 선수의 경기력을 평가한다. 스포츠 종목에서 선수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의미 있는 요인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경기 요인 이외에도 명명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요인도 분류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한필수, 2003) 현재 경기 결과의 자료를 통해 선수를 평가하는 기존의 요인은 출전 게임 수, 경기 출전 시간 등 약 20여개의 경기 요인을 사용하고 있다. (사커, 2008) 경기력(Performance)이란 경기장에서 선수 개인이나 팀이 발휘하는 기술을 포함한 종합적인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요인으로 분류되며 신체적, 형태학적, 생리적, 사회학적, 물리적, 심리적인 요인 등이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경기력을 측정하는 목적은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훈련을 계획 및 시행하여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둔다. 2.1.2 경기력 측정 방법의 종류와 특징 축구에서 경기력은 체력, 기술, 심리 및 인지요인의 복합함수로 설명된다. 이 요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팀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으며, 현재 대두되는 경기 분석은 경기력 각 요인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양적 자료로 나타내어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김종택, 1996) 과거 축구 경기는 객관적 데이터에 의한 과학적 분석보다는 지도자의 경험에 의존하여 발전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신동성, 이동우, 한명우, 1997) 축구 경기가 과학적으로 관심 있게 분석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빠르게 변화되는 경기 진행 과정과 역동적인 움직임 등 많은 변인들이 존재하고, 분석 가능한 객관적인 데이터의 형태로 기록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기록 분석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발은 현장 지도자, 경기분석 전공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복합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매우 전문적인 작업이다.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선정 및 분석내용은 현장지도자의 전문성을 요구하며, 선정된 각 기술 및 분석내용에 대한 명확한 기록, 측정, 분석방법은 경기 분석 전공자가 담당하고, 이러한 내용을 컴퓨터 전문가가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거의 모든 종목의 컴퓨터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 경기단체에서는 컴퓨터와 비디오 시스템이 연계되어 현장에서 직접 경기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장비를 구입하고 인력을 동원하여 활용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부 인기가 있고 언론과 팬들의 요구가 많으며 재정적으로 여건이 되는 몇몇 경기 단체를 제외하고는 컴퓨터를 이용한 경기기술의 체계적인 기록수집 및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엄한주, 과학과 기술, 2007) 이렇게 축구는 꽤 오랜 시간 구시대적인 방법으로만 경기를 분석하고 전술을 짤 수밖에 없는 한계가 분명했고 덕분에 새로운 기술의 보급이 더욱 큰 파급력을 보일 수 있는 장점 역시 분명하다. 이렇게 빅 데이터 분석기술이 축구에 보급되면서 연관된 또 다른 기술 도입 역시 촉진했는데 그것이 바로 ‘사물 인터넷’이다. ‘사물 인터넷’이란 가전제품,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원격검침,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력의 결합물이다. 미국 벤처기업 코벤티스가 개발한 심장박동 모니터링 기계, 구글의 구글 글라스, 나이키의 퓨얼 밴드 등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화제가 되면서 논란이 되는 것은 ‘구글 글라스’가 아닐까한다(사진 3). 잠깐 ‘구글 글라스’를 설명하자면 구글이 만든 ‘스마트 안경’으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웨어러블 컴퓨터다. 스마트폰처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통해 사진도 찍고 인터넷 검색도 하며 길 안내도 받을 수 있다. 구글 글라스는 음성 명령을 통해 작동된다. 구글 글라스에 내장된 소형 마이크에 ‘오케이 글라스(Okay Glass)’라는 명령어를 내린 후, 음성 명령으로 실시간 촬영이나 SNS 공유, 문자 전송, 내비게이션 등을 즐길 수 있다. 당초 구글에서는 구글 글라스 전용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구글 글라스를 독립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었지만, 최근 대중화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출시 당시와 같은 화제를 모으고 있진 않다. 더불어 구글 글라스는 사생활 침해의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 논란의 발단은 미국의 술집이 내건 ‘공지사항’ 때문이었다. 2013년 3월 미국 시애틀에 있는 술집 ‘더 파이브 포인트(The 5 Point)’는 페이스북을 통해 구글 글라스 착용자는 입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지 글을 올렸다. 이 술집은 “우리 가게는 사적인 공간으로 손님들은 누군가 몰래 자신을 촬영한 사진이 인터넷에 올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반하는 사람은 가게 밖으로 쫓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아예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정책 대응을 준비 중이다. 호주 정부는 구글에 사생활 침해 여부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물관·로커룸·영화관 등 사진 촬영이 금지된 장소에서 구글 글라스를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13년 5월 17일 조 바턴 텍사스 주 공화당 하원의원 등 의원 여덟 명은 래리 페이지 구글 CEO에게 구글 글라스가 일으킬 수 있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질문과 함께 현재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를 묻는 편지를 보냈다. 시야에 보는 모든 것이 기록되고 저장된다던 장점이 오히려 대중화에는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런 점이 ‘축구장’에서만큼은 예외가 아닐까 싶다. 지난 시즌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많은 응원을 받았던 스페인 마드리드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M)가 구글 글라스를 처음으로 활용한 팀으로 유명하다. 올해 4월 13일, 13-14시즌 라리가 ATM과 헤타페의 경기에서 ATM의 수석코치 헤르만 부르고스가 특이하게 생긴 안경을 쓰고 나왔는데 그것이 바로 구글 글라스였다(사진 4). 부르고스 코치는 구글 글라스를 통해 보는 것만으로 경기 내용을 녹화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점유율과 빌드업 과정, 수비와 슈팅 개수 등의 많은 정보를 않은 벤치에 받아볼 수 있었다. 정보를 손쉽게 받아 즉각적으로 경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살린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덕분일까. 이 날 ATM은 헤타페를 상대로 2:0 승리를 따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보를 저장하고 경기뿐 아니라 경기 후 분석과 다음 경기 대비까지 수월하게 해낼 수 있다는 이 기술력이 놀랍기만 할 뿐이다. 사실 부르고스 코치가 구글 글라스를 먼저 사용하긴 했지만 이미 2013년 독일에서도 축구에서 구글 글라스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독일 심판 수장(Chief Referee)인 Andreas Rettig에 의해 구글 글라스를 심판들에게 도입하는 것에 대한 제안이 있었고 논의된 바 있는데, 구글 글라스를 통해 판정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더욱 높이자는 취지의 발의였다 전해진다. 그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늘 기술발전과 그 발전된 기술의 도입에 대해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빅 데이터와 더불어 구글 글라스를 잠깐 살펴봤는데 이렇게 진보된 기술이 축구에 미친 영향 중 또 다른 유명한 한 가지가 있다. Youtube에 업데이트되어 유명해진 도르트문트의 시뮬레이션 훈련장 영상 역시 이런 기술 발전과 축구의 역학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유명 해설위원 서형욱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이 훈련장을 체험하는 영상이 올라와 다시 화제를 모았는데 이 시뮬레이션 룸의 이름은 ‘footbonaut’이다. 현재 세계에 단 3개 밖에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훈련 방식은 동영상을 참고하는 것이 가장 이해가 쉽다(사진5, 6). 도르트문트와 호펜하임에 현재 각 하나씩 보유하고 있는 훈련장이며, 최근 벤피카 역시 이 시스템을 설치해 선수들 기량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주로 트래핑, 패스와 방향 전환 그리고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시스템인데 모든 과정이 종료되면 그 간 모인 데이터를 손쉽게 보고 분석할 수 있으니 이 역시 사물 인터넷과 빅 데이터와 연관된 기술이라 할 수 있겠다. ‬ 여태 살펴봤던 발전된 기술들과 축구에 접목된 모습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술이 무분별하게 축구에 도입되는 것에는 분명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몇 해 전, 득점 상황의 판정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적극적으로 골라인 판독 기술 도입이 주장되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 기술이 적극적으로 선보였는데 우려했던 것만큼 무분별이 사용되진 않아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이 기술 도입에 대해 논의가 있으면서 인터넷에선 우스갯소리로 “머지않은 미래에는 뇌에 칩을 심고 가상현실에서만 축구 경기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정말 편한 기술이 이 스포츠 종목에서 긍정적이기만 할까?’라는 고민을 했던 때가 있었다. 필드위에서 인간이 가진 모든 신체적 역량과 정신적 한계를 드러내고 보여주며 플레이하는 선수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팬들의 다양한 모습, 그것이 사실 스포츠 종목이 가진 매력이며 존재 이유인데 과연 기술이 그런 순수성을 해치진 않을까. 발전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Info From] *Naver *Google *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반의 축구 경기력 측정 시스템 연구. 2014. 김선우.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 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http://www.dailymail.co.uk/sport/football/article-2604100/REVEALED-The-secret-Atleticos-soaring-success-Madrid-coaches-use-Google-glass-DURING-matches.html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990917 *https://uk.eurosport.yahoo.com/blogs/pitchside-europe/benfica-reveal-amazing-360s-simulation-room--looks-like-something-from-fifa-video-game-094359431.html#uk-fb-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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