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4] 월별 키워드로 돌아보는 야구계 결산②

다사다난했던 2014시즌 야구계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올해 대표팀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고 미국으로 건너간 리틀야구 대표팀이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경사를 맞이했다. 또 시즌 6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여전히 국민 스포츠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 프로야구의 인기도 뜨거웠지만 이를 둘러싼 고교야구나 리틀야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기도 했다. 팬들은 준수한 성적도 원했지만 인프라 개선 촉구에 목소리를 높이는 등 유난히 올해는 팬들이 주체가 된 느낌이 강했다. 특히 스토브리그에서 각 팀들의 행보는 팬들의 의견이 상당히 많이 반영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은 많지만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둔 올해, 국내 야구계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외국인선수 연봉상한선 폐지 등의 제도 변화부터 12월까지 계속된 팬들의 뜨거운 사랑, 모든 것을 돌아보기엔 벅찬 감이 없잖아 있지만 복기할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 2편에서는 7월부터 12월의 야구계를 돌아본다. ​ ​▲7월 - '드디어' 카드를 꺼낸 KBO, 한국형 챌린지 도입 ​ 지난 1월 KBO에서는 2015년도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는 쪽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올시즌까지는 원래대로 홈런/파울 여부만 심판들이 리플레이로 다시 볼 수 있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끊이지 않았던 오심 논란에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야구계가 머리를 맞대면서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판정, 이른바 '한국형 챌린지'를 도입했다. MLB처럼 따로 장비를 도입할 순 없지만 웬만해선 중계 리플레이 화면으로도 충분했다.​ ​ 각 팀 당 두 차례의 기회가 있는데 만일 첫 번째 합의판정에서 번복되지 않고 정심으로 인정될 경우 한 번의 기회가 남았더라도 합의판정을 요청할 수 없다. 세부적인 조항을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했지만 최대 두 번의 기회로 제한을 두고 시범 도입을 시작했다. 7월 25일 포항구장에서 진행된 NC와 삼성의 경기에서 나바로의 견제사에 대한 삼성의 합의요청을 시작으로 후반기 총 115번의 합의판정이 이뤄졌다. 전체 성공률은 40.8%. ​ 합의판정으로 팀들의 명암이 엇갈리기도 했다. SK 이만수 전 감독은 8월 13일 잠실 LG전에서 한 이닝에만 두 번의 합의판정 기회를 모두 사용해 번복을 이끌어냈고 결과적으로 팀의 승리까지 연결지었다. 반면 두산 송일수 전 감독은 9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낮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14번을 시도해 2번 성공, 약 14%의 성공률로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 포스트시즌까지도 주목을 받은 심판 합의판정 제도는 내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KBO 이사회 자리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횟수도 횟수이지만 2사 상황에서 합의판정을 요청할 땐 심판이 콜을 부른 지 10초 이내의 제한시간을 지켜야 하는지라 중요한 승부처에서 갈팡질팡한 사령탑도 있었다. 일단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손질이 필요해 보이는 '한국형 챌린지'이다. ​ ​ ​▲8월 -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한국 리틀야구 ​ 프로야구만큼이나 이번 여름을 뜨겁게 달군 이들이 있다. 리틀야구 대표팀이 1985년 우승 이후 29년 만에 정상에 서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을 떠날 당시엔 몇 명 남짓의 기자와 야구 관계자가 전부였지만 귀국장에 들어서니 수많은 플래시 세례로 국내에서 단연 화제의 인물이 됐다. 각 종 시상식 자리도 참석하는 등 프로 선수들 못지 않게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 원래 우승 전력으로 분류되진 않았는데 예선 첫 경기부터 선전을 하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현지 언론이 주목하면서 국내에도 대표팀의 참가가 알려졌다. 예선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팀들을 만나서도 기죽지 않고 승승장구하면서 팬들은 "중계를 보고 싶은데 국내에선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일본과의 국제그룹 결승전, 미국 그레이트 레이크 팀과 월드시리즈 결승전은 MBC SPORTS+를 통해서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볼 수 있었다.​ ​ 기본기가 탄탄했고 나름대로 좁지 않은 구장에서 장타력을 맘껏 과시했다. 경기당 홈런 한 개는 기본이었고 2루타 이상의 장타를 많이 뽑아내면서 상대를 괴롭혔다. 외신은 "어디서 이런 아이들이 왔는가"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멀리서 찾아온 팬들의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일부 교민들도 현장을 찾아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29년 전 우승을 차지했을 때에도 현장에 있었다는 한 팬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 귀국 후 축하행사에 참석하고 프로야구 구단들도 어린 선수들을 시구자로 초청하는 등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리틀야구 대표팀의 선전 소식으로 야구계는 미소를 지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고 치러진 일구대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차지하는가 하면 카스포인트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내년에도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 ▲9월 - AG 2연패, 쓸쓸히 도전에 마침표 찍은 고양 원더스 ​ 9월은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 두 가지가 모두 있었던 시기이다. 좋은 소식이라면 단연 아시안게임 2연패이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 자리를 지켰다. 4년 전에도 만났던 대만이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투-타에서 집중력으로 무장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고 기적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 엔트리 구성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의 승선 여부에 대해 야구계가 열띤 토론을 벌였고 비난도 거세게 쏟아졌다. 그래도 한국 야구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한 자리였다. 평가전이 아닌 국제 대회인 만큼 '증명'이 필요했는데 박병호, 나성범 등 첫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었다. ​ 좋지 않은 소식은 국내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해체 결정이다. 9월 11일 고양 원더스는 보도자료를 내고 "고양 원더스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11월 25일까지는 어떻게서든 선수들이 뭉쳐 훈련을 이어갔지만 25일 훈련 이후엔 고양 구장에서 원더스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볼 수 없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팀과 선수들, 수장이었던 김성근 감독까지 모두가 눈물만 흘렸다. ​ 독립리그, 프로 구단들 사이에서 번외경기 방식으로 일정을 소화했고 경기 수도 프로 2군 팀들에 비해 적었다. 고양 원더스를 비롯해 독립리그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는 나왔지만 성대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그들의 위대한 도전은 막을 내렸다. 적잖은 선수들이 프로 구단들의 부름을 받았다는 성과보다도 선수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 그것이 고양 원더스가 거둔 가장 큰 성과이다. ​ ​ ​▲10월 - 순위싸움과 가을야구, '야신'의 귀환 약 2주 동안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로 휴식기에 들어간 프로야구는 10월 다시 리그가 재개되었다. 일찌감치 1, 2, 3위 자리가 정해진 가운데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티켓 한 장을 두고 네 팀의 몸부림은 리그 흥행에도 크게 기여하며 4년 연속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무엇보다도 밑바닥에서 4위까지 올라오며 기적에 한 걸음 한 걸음 성큼성큼 다가선 LG는 팬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정규시즌 최종일 4위 자리를 지켰다.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기도 했고 관중 수에서도 롯데와 두산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 전체 일정이 조금씩 미뤄진 탓에 포스트시즌이 평소에 비해 약 열흘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10월 19일 일요일 마산에서 LG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한 여정에 들어간 가을야구,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빨라져 상당 수의 팀에서 감독 교체를 발표했다. 일각에선 포스트시즌 도중에 발표된 점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감독 교체를 바란 팀들의 팬들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 그 중 야구계의 이목이 쏠린 팀은 한화. 김응룡 감독 대신 고양 원더스 지휘봉을 내려놓은 '야신' 김성근 감독이 한화팬들의 성원을 한몸에 받고 10월 25일 한화와 손을 잡았다. 3년간 20억 원,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지만 고양 원더스에만 집중하겠다던 김 감독의 귀환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귀환이라는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인물,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오자마자 선수들에게 '지옥훈련'을 지시해 일본에서 고강도의 마무리훈련이 진행되었다. ​ 이 밖에도 KIA와 두산, 롯데, SK 등 나머지 네 팀도 사령탑 교체를 가져가며 유례없는 4강 탈락 팀 사령탑 전원 교체로 떠들썩했다. ​ ​ ▲11월 - 금자탑 세운 삼성, MVP로 정점 찍은 '서교수' 서건창 ​ 언제나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순 없지만 삼성은 위기를 견뎌냈다. LG와의 플레이오프를 4경기 만에 마무리하고 사상 첫 PS에 진출한 넥센 히어로즈와의 일전, 절대로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삼성도 강하지만 넥센도 올시즌 화끈한 타격을 바탕으로 빅볼 야구를 구사하며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타격감이 올라온 강정호, 유한준 등의 활약 여부에 귀추가 쏠려 류중일 감독이 바짝 긴장했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했다. ​ 미디어데이 자리부터 날선 신경전으로 4연패를 향한 강한 집념을 드러낸 삼성은 홈에서 1승 1패로 어느 정도 선방했다. 첫 경기를 강정호의 홈런포로 내줬지만 2차전에서 나바로와 이승엽 등 대부분의 타자들이 넥센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서울로 이동해 '경험'으로 우위를 점했고 2승 2패 원점에서 잠실 5, 6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이다. ​ 하지만 패배한 넥센이 2인자는 아니었다. 1인자의 대우를 받으며 창단 6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하며 야구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켰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한국시리즈 기간 동안 응답자 중 약 56%의 국민들은 삼성이 아닌 넥센을 응원했을 정도로 타 팀 팬들도 넥센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일시즌 200안타를 때린 서건창이 돋보였다. ​ 종전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우고 10월 17일 SK와 목동 홈 경기에서 1회말 시즌 200번째 안타를 쳐내면서 야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종범도, 이병규도 하지 못했던 일을 이제 막 1군 무대 3년 차에 접어들었던 서건창이 해냈다. 물론 상황도 다르고 외부적인 요소도 차이가 있지만 타고투저 현상이 낳은 값진 기록이라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대기록을 만든 덕분에 상이란 상은 다 받고 MVP까지 수상했다. 오재원, 나바로, 안치홍 등의 활약에도 서건창의 200안타 앞에선 빛을 바랬다. ​ ▲12월 - 강정호의 무한도전, 현실이 되다 ​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오래이지만 넥센이 준 여운은 오랫동안 팬들의 마음 속에서 맴돌았다. 그런데 서건창의 200안타, 박병호의 50홈런보다 주목을 받은 이는 강정호였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부터 일본 요코하마의 레이더망에 걸려들기도 했는데 기어코 해외 진출이라는 굳은 목표를 이루었다. 그것도 일본이 아닌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 포스팅 시스템을 거친 강정호는 최고 입찰액 500만 달러, 한화로 약 54억 원의 액수를 듣고 곧바로 진출 의사를 밝혔다. 목동구장에서 간소하게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자존심만 지켜주는 금액이라면 무조건 간다는 확신을 했다"라며 금액에 대해선 불만이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흔쾌히 진출 의사를 존중한 이장석 대표 이사 이하 넥센 구단에 대한 감사함도 표시했다. ​ 그토록 궁금했던 최고 입찰액 구단이 피츠버그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다음 달 20일까지 강정호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김광현처럼 줄다리기를 하다가 목표점 도달에 실패하기보단 강정호의 성격답게 시원시원한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이지만 해를 넘기고 나서 최종 여부가 판가름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국내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그는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꽤 있다. 강정호에게 좋은 쪽으로 계약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게 국내 야구인들과 팬들의 소망이 아닐까. ​ *올 한 해 뚝심의 The Time을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에도 알찬 소식으로 함께 할 것을 약속합니다. ​ [글 = 뚝심의 The Time(blog.naver.com/dbwnstk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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