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를 읽어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반-유대인 정서는 이스라엘 건국 때문에 생겨난 정서가 아니다. 유럽 내에 크리스트교가 퍼지면서부터 있었던, 그러니까 우리나라 삼국시대 시절부터 있던 정서였고, 유럽이 잘나가기 시작한 19세기부터는 그 정서가 폭발(!)했었다. 그래서 “시온 의정서”가 나오고 그것이 히틀러의 정책 기반이 됐다는 얘기. 전세계에서 유대인 인구는 이스라엘이… 노노. 미국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 이스라엘이다. 그리고 유럽 내에서는 프랑스가 제일 많다. 50-6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문제는 프랑스에 있는 북아프리카-시리아/레바논 지역(프랑스의 구 식민지) 출신 무슬림 인구가 5-600만 명이라는 얘기. 그리고 이들은 특히 이스라엘 건국 이후 반-유대주의를 심화 시켰다. 문제는 제2차대전 이후 유럽 내에서는 반-유대주의가 좀 사그라들었는데, 그 공백(!)을 아랍인들이 채웠다는 얘기(물론 존 갈리아노가 아랍계는 아니지만 말이다). 게다가 이들은 가진 거라곤 주먹 밖에 없으니(…) 유대인 관련 업소나 시나고그에 테러를 가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대인들이 뭘 느끼겠나? 비단 이번 샤를리-엡도 총격 사건(그리고 뒤를 이어 일어난 수퍼마켓 인질 사건)만이 아니라 아예 프랑스를, 유럽을 떠야 하나 고민한다는 얘기(참조 1, 이 기사는 이번 테러 이전에 나온 기사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더 큰 문제가 있다. 현재 유럽에 성문화 돼있지는 않지만, 유대인 보안법이 있는 건 사실이다(그래서 내가 위에 존 갈리아노를 언급해 놓았다). 현재 반-Pegida 진영, 그러니까 현재 주류인 유럽 내 온건 좌파/우파들이 무함마드 보안법까지 세운다면 어떻게 될까?(안 그러길 바란다.) 무슨 말인지 모르실 텐데, 좀 배운 사람들은 샤를리 엡도가 “지나쳤다”고 많이 말들 하기 때문이다. 그 말이 맞기야 맞을 것이다. 하지만 무슬림들이 자기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 하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 난 분명 이 주제에 대해서는 서구문명 편이다.) 단적인 예로, 타릭 라마단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모르실 텐데, 스위스 국적의 대표적인 이슬람학(?) 연구자이다)가 1시간 전 자기 페이스북(참조 2)에 이런 말을 남겼다. “소위 ‘휴머니스트’ 혹은 ‘민주주의자’에 벤야민 네탄야후가 끼어 있다니.” 온건하다는 이슬람 지식인의 인식도 저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사건을 사건으로 보지 않은 채, 진영 논리에 함몰돼 있기도 하고, 무함마드의 원래 뜻에 거스른 채 쿠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이슬람의 주류로 남아 있는 한(라마단 교수는 그나마 좀 벗어나 있긴 하다), 일반인들의 반-이슬람 정서는 앞으로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다른 문제로 넘어간다. 현재 마린 르펜은 파리에서의 “공화국 행진” 참여를 거절했다. (실제로는 참여를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참조 3) 이슬람을 미워하지 말고 모두 하나가 되어 공화국을 지키자는 의미는 당연히 좋지만, 아마 일반 국민들은 앞으로 FN이나 혹은 Pegida 계열의 정당 투표를 더 많이 할 것이다. 미셸 우엘벡의 새 소설 시나리오가 엉뚱하게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얘기. ---------- 참조 링크 1. In Montreal, Jews from France see a future for themselves: http://www.jpost.com/Diaspora/In-Montreal-Jews-from-France-see-a-future-for-themselves-383146 2. 타릭 라마단의 언급: https://www.facebook.com/official.tariqramadan/posts/1013803845300578 3. Marine Le Pen appelle ses partisans à manifester partout, sauf à Paris: http://abonnes.lemonde.fr/societe/article/2015/01/10/jean-marie-le-pen-je-ne-suis-pas-charlie_4553403_322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