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범인의 살해동기

탐정은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설명을 시작한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탐정은 트릭을 해체하고 범인을 지목한다. 범인은 아직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알리바이를 들이대나 탐정은 여유있게 그것을 파쇄해낸다. 결국 범인은 부인을 그만둔다. 그리고 그는 피해자가 사실 십여년 전 미궁에 빠진 사건의 범인이었다는 것을 밝힌다. 이번 범행은 피해자가 과거에 저지른 악행에 대한 정당한 복수였다는 것이다. 최초의 법전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내걸었다는 것은 자못 상징적이다. 복수는 사랑만큼이나 근원적인 감정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복수가 사랑과 아주 닮아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복수를 행할 때 느끼는 쾌락을 거론하면서 복수와 사랑이 뇌에 꽤나 비슷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랑은 나를 상대와 동일하게 만들고자 하는 감정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를 조금씩 닮아간다. 사소한 취향에서 시작해 삶에 대한 가치관까지, 우리는 상대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반면 복수는 상대를 나와 동일하게 만들고자 하는 감정이다. 많은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복수자들은 자신이 겪었던 것을 상대방이 똑같이 겪기를 바란다. 누군가에게 자식을 잃었던 사람은 훗날 그의 자식을 납치하는 식이다. 너도 이 고통을 똑같이 느껴봐야 해. 복수자들의 흔한 대사다. 복수와 사랑은 상대와 나의 동일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차이가 있다면 복수는 상대를 변화시킴으로써, 사랑은 나를 변화시킴으로써 동일성을 달성한다는 점이다. 동일성은 궁극적으로 이해를 추구한다. 사랑은 나를 변화시킴으로써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숭고한 감정이다. 그리고 복수는 상대를 변화시킴으로써 그에게 이해받고자 하는 감정이다. 그토록 많은 복수자들이 마지막 순간 '20년 전 그날을 기억해?' 라는 대사와 함께 악인이 살해당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상대를 나와 같은 처지에 빠뜨림으로써 그가 나를 이해하게끔 만드는 것이 모든 복수자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결국 모든 복수극은 이해받고 싶다는 욕망에서 계획된다. 이젠 복수자들을 복수귀에 씌인 정신병자가 아닌, 이해받고 싶어하는 한 나약한 인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애인이 내 취향의 음악을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것, 내가 즐기는 게임을 친구도 즐기기를 바라는 것은 일상 속의 소소한 복수극이다. 평소 우리가 자신의 취향을 타인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도 모두 이해받는 기분을 느끼기 위함이 아닌가. 그리고, 담배를 권유하는 것 역시 이해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담배를 권유하는 불량한 친구들은 사귀지 말라는 소리를 참 많이도 들었다. 그래도 이해받고자 하는 그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한 번쯤 넘어가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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