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Valley #1 (창작소설)

한밤중에 출동 통보를 받았을 때, T형사는 경찰서 옥상 한켠에 숨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는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불법이 된지 제법 되었다. 도시 곳곳에는 다양한 드론들이 불법 흡연자를 잡아 내지만, 정작 경찰서 주변은 형사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다는 이유로 드론 사용이 제한되어 있었다. 덕분에 T 형사는 가끔 경찰서 옥상으 로 올라와 몰래 담배를 피우곤 하는데, 오늘도 막 불을 붙이고 첫모금을 깊게 빠는 순 간, 그의 손목과 바지속 호주머니속 스마트폰에서 짧은 진동이 울렸다. "폭발 사고 신 고 접수. 네오밸리(NeoValley) 28번가 퓨처넥스트(FutureNext) 본사 사옥 M블럭 5층. 특수수사대 소속 현장수색팀 파견 중. 긴급 출동 할 것. - 반장" 메시지를 확인 하고도T는 한동안 옥상에서 움직이지 않았다.그는 담배를 끝까지 다 피운 후 구두 밑 바닥에 담배를 비벼 끈 후,작은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고 담배꽁초를 집어넣었다.그 리고 자리로 내려가 책상 옆에서 단단하게 생긴 금속 가방을 챙겨 들고 차에 올랐다. 자동차문 손잡이를 잡는 순간 운전자 인증을 마친 자동차는 곧바로 자동운전으로 전환되 어 사고 현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퓨처넥스트는 첨단기업들이 모인 이곳 네오밸리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업이다. 네오 밸리는 너무나 비대해진 실리콘밸리를 떠난 기업들이 하나 둘씩 모이고, 그 주변으로 또 다른 벤쳐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지난 20년 동안 급격하게 팽창했다. 워낙 철저하게 치 안을 유지하는 도시 중 하나여서 주로 마약이나 불법 매춘, 아니면 산업스파이나 금융, 특허 사기 등의 범죄들이 일어나는 곳이라 폭발 사고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T는 이미 수색 중인 자료들을 보려고 했지만 업로드된 정보는 접수된 사건 기록 뿐이었다. 어느새 1층 주차장에 도착한 T는 가방을 들고 M블럭으로 갔다. 이미 1층에는 다 른 경찰들이 모여 있었다. T는 예의바르게 중정모를 벗어 손에 들고, 손목에 찬 퓨처웨 어를 통해 신원 확인을 한 후 건물로 들어갔다. 퓨처넥스트는 경찰청에도 손목에 차는 스마트기기 퓨처웨어를 공급하고 있었다. 폭발로 인해 엘리베이터는 운행이 정지되어 있 었다.할 수 없이 그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5층까지 걸어서 올라갔다.폭발 사고는5 층 한 켠에 유리로 된 방에서 일어난 듯 했다.T는 수색팀 팀장을 찾아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가방을 열었다. 가방 속에는 검은색 드론 '팔콘아이(FalconEye)' FX-3가 들어있었다. 수색팀이 쓰는 것보다는 한참 구형 모델이다. 수색 팀장은 그의 드론을 힐 끗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중절모를 쓰고 옅은 카키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덩치 큰 형사가 낡은 드론 하나를 들고 나타난 모습을 보고는 그의 경계심도 풀려 버린 것이다. 수색팀장은 자기들은 이미 1차 수색을 마쳤으니, T에게 현장을 어지르지 나 말라며 T의 출입을 허락했다. T는 드론을 가동시키고 폭발 사고가 일어난 방으로 움직였다. 폭발이 일어난 유리 방은 피해자 J의 집무실이었다. T의 발밑에 무언가 찌그덕 소리가 나며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 '퓨처넥스트 M본부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3팀, J'라는 명패가 T의 발밑에 찌 그러져 있었다. T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수색팀은 이미 팀장과 함께 수색 결과를 놓고 무언가 논의 중이었다. 급히 나온 퓨처넥스트 직원인 사람도 두엇 보였다. 폭발은 방 한 쪽 구석에 있는 J의 책상에서 일어난 듯 했다. 책상은 넘어져 있었고 방은 온통 컴 퓨터와 각종 자료들의 파편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폭발의 충격으로 방을 둘러싼 유리 는 모두 깨져있었다.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J의 시신이었다. J는 폭발로 인해 몸이 두 동강 나 있었다. 허리부분이 끊어져 상반신는 천장에 부딪힌 후 바닥에 유리파편과 함께 떨어져 있었고, 하반신은 의자와 책장 더미에 깔려 있었다. 현장 곳곳이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 바닥에 엎드려 한 쪽 뺨을 바닥에 댄 채 고개를 돌린 형체로 누워있는 J의 얼 굴 역시 이마에서 빰까지 피로 얼룩져 있었다.J는 눈은 똑바로 뜨고,입은 굳게 다문 채였다. T는 드론에게 현장의 피를 검사하게 했다. 공중에서 비디오로 현장을 기록하던 드론은 무작위로 현장의 피를 채취해 즉석에서 성분을 검사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바로 나왔다. T는 반장에게 결과를 첨부하여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 J 혈액검사 결과, 휴머노이드로 판단. 혈액은 퓨처넥스트의 인공 혈액으로 판정. 식별 코 드 없음.J의 모델명 불명.내일 다시 퓨처넥스트 탐문 수사 진행하겠음.-T"T는 메 시지를 보내고 다시 J의 부서진 바디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얼굴이나 몸을 보아서는 영락없는 인간이다. 휴머노이드는 목뒤나 왼손 손등에 자신의 모델명과 식별 코드를 명시 해야 함에도 그런 표식이 없었다. 명백한 불법이다. 끊어져 버린 신체 단면을 자세히 살피자 그제서야 혈관처럼 보이게 만든 미세한 괌섬유들과, 인공 척추가 눈에 띄였다. T는 드론을 다시 가방 속에 넣고 현장을 나왔다. 다음날 아침 T는 다시 M블럭을 찾았다. 1층 안내데스크에서 T는 중정모를 벗고, 자기 신분을 밝힌 후, HR담당자를 불러 달라고 했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에 중절모를 들고 소파에 앉으려는 찰라 누군가 T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T형사님, M블 럭 홍보담당 B입니다. 궁금하신 사항은 저를 통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나는 HR담당과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 그러나 B는 폭발과 같은 큰 사고가 일어난 터라 언 론을 포함해서 모든 대외적인 내용은 홍보팀에서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기사를 쓰려고 온게 아니라 폭발 사고를 수사하려고 온겁니다. 한밤중이지만 사상자가 나 온 걸로 보아 테러일 가능성도 있고, 또." T가 말을 이어나가는데 B가 중간에 말을 자 르고 사상자는 없었으며 휴머노이드의 결함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라고 다시 말했다. 한 밤중에 J가 무언가 놓고 온 것을 가져가려고 사무실에 들렀는데 갑작스런 결함으로 폭발 사고가 난 것 같다는 것이다. 현재 퓨처넥스트 연구소에서 바디를 수거해 폭발의 원인을 찾고 있으며,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진 바디여서 자신들도 처음 겪는 일이지만 곧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J는 퓨처넥스트에서 만든 휴머노이드가 맞군요? 모델명 이 어떻게 되나요? 왜 자사의 휴머노이드를 직원으로 채용해서 쓰고 있는거죠?" 그러나 B는 더이상은 기밀 사항이어서 말씀 드릴 수 없으며 이미 이번 사건은 어젯밤 J의 바디 를 수거하면서 자연폭발사고로 처리되었으며, 수색팀도 모두 철수하고 5층 역시 이미 정 리를 마쳤다는 말을 전했다. "그럴수가." 결국 T는 아무런 수확도 없이 건물을 나와 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반장 역시T에게 사건은 종결 되었으니 그만 손을 떼고 서로 돌아오라고 했다. 반장은 다소 누그러진 말투였지만 완고했다. 폭발이 있었다고는 하나 인명사고도 없었고, 별다른 테러의 징후도 없는 이상, 퓨처넥스트가 폭발 원인만 밝히면 끝이라는 것이다. "내 말 들어, T 형사. 아마도 퓨처넥스트는 실험용 휴머노이드를 만 들어 직원으로까지 고용해서는 뭔가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던거 같아. 왜 휴머노이드라는 걸 숨겼는지까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그것까지 알 필요도 없지. 퓨처넥스트도 더 이상 수 사를 원치 않고,아무런 보상도 원하지 않아.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더이상 없어. 그만 들아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휴머노이드에게 아무런 표식도 없이 회사에서 근무하게 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었다. 아무리 자기네 회사라고 해도 말이다. T는 반장과의 통화를 마치고 M블럭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울만 한 으슥한 곳을 찾았다. 온 곳에 CCTV가 설치 되어 있고 보안 드론들이 날아다니고 있어 사실상 빈틈이 없었다.T는 결국 담배를 피 우길 포기했다. 형사가 사건 현장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까.특히 반장은T가 담배를 피우는 걸 아주 싫어한다.막 손을 떼라는 소리를 듣고는 현장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들키면 분명히 반장에게서 문책이 들어올거다. 잠시 면허를 정 지시켜 아무런 수사도 할 수 없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T는 담배갑 대신 휴대폰을 꺼내 퓨처넥스트 M블럭의 조직구조를 검색했다. HR 책임자 H를 찾아 얼굴을 확인하고, J와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그때부터 퓨처넥스트 주변을 맴돌거나 길건너 카페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며 아는 얼굴이 보이면 다가가 이것저 것 질문을 했다.T는 항상 질문할 때면 오른손으로 중절모를 벗어 가슴에 대고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내 평정을 찾았다. 대부분은 홍보팀을 통해 물어보라고 하고는 답변을 회피했다. 이미 회사로부터 철저하게 대응 지침을 받은 듯 했다.별다른 소득 없이T는 길 건너 카페 넥스트에 자리를 잡고 아이스커피를 하나 시켰다. 그 때 한 여성이 카페로 들어왔다. 카페를 둘러보던 그녀는 T를 발견하고는 또 각또각 그에게 다가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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