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멈추는, 사진

벌써 1년 전이 되어버린 2014년 12월 15일. Tainan National University of the Arts에서 박물관학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타이완 친구들이 한국으로 답사를 왔다. 1년만에, 그것도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처음 행선지는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종묘.

평일 오전이라 이 곳은 매우 조용했다. 오직 우리들과 스산하게 불어오는 바람뿐.

역대 왕들의 제사를 지냈던 이 곳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그 때를 한번 상상해본다.

분주히 제사준비를 하는 사람들,

단정하게 입은 옷을 다시 갖춰입는 모습,

정전을 맴도는 바람에 따라 악기들이 고요하게 우는 소리,

제례가 거행되는 동안의 그 무거운 분위기마저 고스란히 떠오른다.

지금 이 곳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지나갔을까, 무수히 많은 처음과 마지막들이 반복되었겠지?

종묘를 나와, 북촌 한옥마을로 향했다. 때마침 눈이 내렸다. 추적거리는 진눈깨비를 보며, "우와, 눈이 많이 와!!" 라며 신나하는 친구들. 눈을 처음 보는 친구들이 많다. 아마 이 친구들의 사진기 속에는 처음 눈을 봤던, 그 시간이 고스란히 멈춰있을 것이다.

사진은 시간을 멈추게 한다.

두 달 전의 시간도, 1년 전의 시간도, 1천년 전의 시간도 고스란히 한 장의 사진속에 가두어 놓는다. 그 때의 설렘도 행복도 차가웠던 공기마저 함께 말이다.

어라, 정말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다. 때마침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이 줄지어 지나간다. 공연을 마치고 오는 배우들인 것 같은데, 한복을 입은 그 모습이 한옥과 내리는 눈과 너무 잘 어울려, 정말 타임머신이라도 탄 것만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이 사진에는 수 많은 시간들이 공존하고 있다.

새하얀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내려온다. 모든 것을 잊고, 추억에 잠긴다.

2011년. 중국 유학 중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매일매일이 똑 같이 지나가던 어느 날, 문득 오늘은 내일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나는 소중한 날에는, 항상 사진기를 들고 나간다. 하루하루를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잊고 싶지 않은 날의 시간을 멈추게 하기 위해. 오늘도 언젠가의 추억이 되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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