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예쁜 그녀

““그러다 부딪히겠다.”

“어, 오빠. 안녕하세요.”

고갤 숙이며 걷던 소리가 날 발견하고 베시시 웃고는 쭈뼛거리며 곁에 선다.

안경 낀 얼굴에 주근깨가 총총 박힌 요 녀석이 바로 내 여자친구 ‘소리’다.

남들이 봤을 땐 못난 얼굴일진 몰라도 신입생 환영회에서 나는 요 녀석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묵묵히 술에 휘한 동기들의 뒤처리를 하고 다음날 기억도 못할 애들을 챙기는 모습이 예뻐 첫눈에 반한 것이다. 그 날 이후, 나는 소리에게 끊임없이 애정공세를 퍼부었고 죽자고 따라다녀 겨우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함께 집에 가는 길, 모르는 척 살며시 소리의 손을 잡는다. 부끄러운지 자꾸 손을 빼려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꼭 잡고 있자니 작은 손이 어느새 촉촉하다.

“오랜만이야.”

헤어진 지 오래된 여자다. 역시 악연은 악연이다. 소리가 낯선 여자의 등장에 긴장한다.

그리곤 잡은 손을 쑥 빼버리는 바람에 덩달아 나도 긴장한다.

“나 그렇게 어이없이 차놓고 고작 이런 애 만나?”

“뭐라고?”

“저런 못생긴 애 데리고 다니면 안 창피해?”

“저, 오빠. 저 먼저 가볼게요. 말씀 나누세요.”

글썽하고 눈가가 촉촉해지던 소리가 쌩하고 가버린다. 붙잡아야 되는데 이 여자가 버티고 놔주질 않는다. 여자만 아니면 한 대 갈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야, 너 입단속 좀 해라. 너야 말로 안 창피하냐? 다음엔 말로 안 끝나.”

이래서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 되는 것이다. 소리와는 정말 천지차이다.

그나저나 마음 상했을 소리에게 너무 미안하다. 쉽게 상처받는 성격인데 울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역시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는데 소리는 내가 전화 할 때까지 집에도 못 들어가고 근처 공원에서 울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다가가자 벤치에 앉아 고개 숙인 소리가 얼굴을 든다. 혼자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새빨갛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여잘 한 대 때려줄 걸 그랬나 하고 후회가 된다.

“오빠, 우린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네 껀데 어울리든 안 어울리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래도 오빠, 저는.”

말끝을 흐리다 이내 눈물을 쏟는 소리를 보니 마음이 짠해진다. 나는 소리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아 살며시 그리고 진하게 뽀뽀를 한다. 뾱 하고 입술을 떼고 보니 양 볼이 발그레하다. 민망해졌는지 날 밀쳐내려는 소리를 품 안에 꼭 안는다. 쬐그만게 품 안에 쏙 들어와 아기 같다. 순간 심장박동수가 상승하면서 울렁거리고 소리의 좋은 냄새에 정신이 녹아들며 아득해진다.

“소리야, 오늘 나랑 같이 있을래?”

“네?”

“아, 아냐.”

속상해서 우는 애한테 내가 무슨 말을 지껄이는 지. 짐승, 늑대는 바로 나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혼자 반성하고 있는데, 품 안에서 꼼지락대던 소리가 말한다.

“응, 같이 있을래.”

- 송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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