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요나라,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

오사카를 출발해 삿포로까지. 약 22시간에 걸쳐 1495.7km를 주파하는 특급열차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トワイライトエクスプレス)’는 1989년 운행을 시작한 뒤 25년 간 일본 철도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신칸센이라면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거리, 비행기로는 2시간 만에 갈 수 있는 길을 더 비싼 운임을 치르고도 이 열차를 타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낭만이었죠.


열차 이름인 ‘황혼’은 저녁에 출발한 뒤 시간이 흐르며 뉘엿뉘엿 지평선을 넘어가는 해의 모습에서 따왔습니다. 22시간이라는 장시간 탑승인만큼, 열차 안은 개별 침대칸과 식당칸이 있습니다. 이렇듯 이 열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닙니다. 타고 있는 것 자체로 하나의 여행입니다. 고풍스러운 객실과 특유의 진녹색 외관은 그야말로 ‘달리는 호텔’이라 부르기 손색이 없었습니다. 차창 밖을 관람할 수 있는 살롱카인 '살롱 뒤 노르(Salon du Nord)’에서는 열차가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터널에 들어설 때면 바다로 잠기는 진풍경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는 올해 3월 12일, 마지막 여행길에 오릅니다. 차량 노후화와 홋카이도 신칸센 개업으로 운행이 종료되며 26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의 ‘라스트 런’ 예매표는 판매 시작일인 2월 12일 10시가 되자마자 단 수 초 만에 완전히 매진됐습니다. 특등석인 1호차 A석은 수백만 엔의 프리미엄이 붙을 게 확실시 됩니다.

역사적인 명차의 퇴역을 함께 하려는 철도 마니아들의 성원과 함께,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의 명물인 식당차가 준비한 ‘최후의 메뉴’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열차를 운영하는 JR서일본은 무려 작년 8월부터 ‘사요나라 특별 메뉴’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홋카이도산 연어알과 아오모리산 테린느 등 홋카이도 인근 지역의 명물들을 아낌없이 사용한 초호화 메뉴입니다.

침대 특급열차로는 아직 도쿄~홋카이도의 북두성과 카시오페아가 남아 있지만, 침대열차로는 최장 거리인 일본 열도의 절반 가량을 주파하는 명차 트와일라잇 익스프레스의 퇴역은 아쉽기만 합니다. 언젠가 꼭 한 번 타보겠다는 생각도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이 열차를 타 보는 건 저를 비롯한 수많은 철도 팬들의 꿈이었을텐데 말이죠. 아, 이 열차가 황혼을 등지며 달리는 마지막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From Tokyo to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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