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향기> 당신을 완전히 사랑해내는 나무같은 사랑

고인이 된 장진영과 박해일의 영화 《국화꽃향기》 그리고 송승헌, 송혜교의 드라마 《가을동화》의 원작소설 김하인 작가의 <국화꽃향기>. 장진영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 욱신거리네요. 자신이 연기했던 영화 국화꽃향기의 희재처럼 위암으로 투병하다 결국 세상을 떠났는지라....... 20대 후반에 국화꽃향기 영화를 몇 차례 보면서 눈물 쏙 뺐었는데, 이 책이 나온지 근 15년 만에야 원작소설을 읽게 되었군요. 워낙 유명한 소설, 영화, 드라마여서 줄거리는 대충 아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학창 시절 만났던 남녀가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나 결혼을 하고, 위암에 걸린 아내가 뱃속 아기를 위해 치료받지 않고 아기를 낳다 결국 죽게 된다는 것. 어찌 보면 전형적이고 흔한 멜로드라마 소재일 수 있지만, 김하인 작가의 섬세한 절절함이 가득한 문장이 그야말로 압권이랍니다. 『 그래, 내가 미주 네게 간절히 바라는 게 바로 그거야. '함께'라는 말...... 당신과 아기, 나, 그렇게 함께할 수 있다면...... 그 '함께'만큼 따스하고 그립고 눈물겨운 말도 세상엔 없을 거야. 』 - p12 ​

원작소설의 주인공 이름은 승우와 미주입니다. 지하철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승우와 미주. 승우는 미주에게서 청명한 날씨의 푸른 들판에 핀 들국화 같은, 국화 내음 향기를 맡습니다. 야생의 싱그러움과 햇빛 분말이 노랗게 날아대는 듯, 은은하면서도 담백한 향이라니. 머릿결에서 야행 국화 향이 나는 여자 미주를 그렇게 승우는 가슴에 담습니다.

극도로 상황이 나쁜 미주가 아이를 낳는 현재와 추억을 오가며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스스로 말라 죽을지언정 나무는 한번 자리를 정하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듯,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을 시작한 승우에게 미주는 불변의 사랑입니다. 『 사람에 한해서는 아무래도 나무과인 것 같아요. 한번 누군가에게 뿌리를 박으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는 나무요. 』 - p44

6년 만에 재회한 그들. 운명을 믿고 끝끝내 기다린 승우의 바람대로 둘은 결국 결혼하게 되지요. 정말 승우의 지고지순한 기다림을 보면 이런 남자 세상에 없다 싶을 정도랍니다. FM 라디오 PD인 승우는 미주만이 알 수 있는 사연을 남기며, 프러포즈도 승우가 연출하는 방송을 통해 하네요.

결혼한 지 4년 후에야 힘들게 생긴 아기 소식. 그와 동시에 미주는 위암 선고를 받게 됩니다. 분노, 슬픔, 허둥거림, 착잡함, 불안, 공포가 뒤섞인 채 투병 생활을 하느냐, 병실을 거부하고 사는 데까지 살아가느냐의 선택 앞에서 미주는 결국 암 퇴치가 아닌 아기를 무사히 낳는 것을 선택합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남길 아름답고 귀한 선물을 말입니다. 『 정말 내가 신이 보낸 여자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신이 돌려달라고 하면 너 어떻게 할래? 』 - p129 생명의 삶과 죽음이 한 몸 속에 있다니. 하루하루의 일상이란 게 점점 더 뼈저리게 가슴속으로 파고듭니다. 암 선고를 받고도 사랑하는 남자에게 말하지 못하고 그 마음을 써 보내는 미주의 사연이 방송을 통해 가슴을 울립니다. 미주의 결정을 헛되지 않게, 자신의 아기를 낳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선택한 여자를 묵묵히 바라보는 승우의 모습도 눈물겨웠고요. 미주를 살리는 수술이 아닌, 미주에게 잠시나마 아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분주한 수술실 장면에서는 정말 목이 턱턱 메네요. 영화는 영화대로 좋았었지만 서로를 완전히 사랑해내는 그 마음을 글로 읽으니 영상보다 몇 배의 감동을 더해줍니다. 『 아마도 내 안에서 당신에 대한 DNA가 새로 생겼나봅니다. 밥을 먹으려 숟가락을 국물에 담그면 당신 눈빛이 떠지고 책 페이지 사이사이마다 당신 얼굴이 전등 켜지듯 확 떠오릅니다. (중략) 나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당신의 DNA가 내 속에서 갑자기 생겨난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내 모든 것이 당신만을 의식하게 됐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믿겨지십니까. 나는 이 세상에서 당신이란 DNA를 가진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만을 사랑할 수 있는 DNA를 가진 사람입니다. 』 - p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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