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 잔. Story of Picture - 5

기둥은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걸음을 멈추고 그대로 해변에 누웠다. 시린 초승달과 이름모를 별들이 밤하늘을 반짝였다. 흐트러진 목도리로 눈을 가렸다. 파도소리가 귀를 간진다. 손 끝에 느껴지는 따뜻하고 고운 모래는 소영의 머리카락과 닮았다. 항상 이런식이다. 1년이 지났지만 곳곳에서 그녀의 흔적을 찾고, 그러지 못할때는 억지로라도 연관지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병적인 수준이다. 잊어보려 노력했지만 오히려 그녀의 모든 것은 낙인처럼 선명하고 무겁게 가슴 속에 자리잡았다.

손가락을 적시는 바닷물의 온기에 눈이 떠졌다. 바닷물은 어느새 여기까지 들어찼다. 곳곳에 묻은 모래를 털고 일어나 다시 걸었다. 바지를 적셨던 바닷물은 거짓말처럼 말랐다. 이 곳이 어딘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곳이란 점은 확실했다. 비현실적인 이 곳에서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둥을 찾아가는 것이 전부였다. 바람이 어디서 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듯이 멀어지는 기둥을 쫓아야한다는 생각은 출처를 알 수 없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감정은 본능에 가까웠다. 목도리를 여미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목을 긁는 까끌까끌한 모래가 신경 쓰인다.

평일이라 플랫폼에 들어선 열차의 객실은 한산했다. 히터가 고장났는지, 아니면 스위치 켜는 것을 깜박했는지 객실은 냉기로 가득 했다. 최대한 햇살이 드는 빈자리에 앉아 양팔을 끌어안고 창가에 머리를 기대어 눈을 감았다. 얼마 지나지않아 열차는 약간의 흔들림과 함께 출발했다.

덜컹이는 기차의 흔들림...

창 밖으로 보이는 갈색 선로...

터널을 지날 때의 이명...

커브를 돌 때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기차의 선두...

기차는...... 그를 닮았다......

얼른 만나고 싶다.......

꿈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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