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더치페이 하자는 그

쩨쩨한 놈.

오늘도 어김이 없다. 이놈은.

고작 둘이 합쳐 팔천 원 밖에 안 나온 커피 값을 굳이 나눠 내자는 이 놈.

진~짜! 너 날 사랑하긴 하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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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생일날. 스물여섯 인생 처음으로 남자친구와 맞는 생일이다.

처음으로 애인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날인 만큼 달달한 데이트와 멋진 선물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 꿈은 남자친구와 만난 지 세 시간도 안 돼서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그 이유는 바로 그가 지나치게 ‘더치주의자’ 라는 것 때문이다.

연애 초반일 땐 곧 잘 밥도 잘 사주고, 가끔 깜짝 선물도 자주 해줬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점차 뜸해지더니 지금은 걸핏 하면 “나눠 내자. 밥은 내가 샀으니 술은 네가 사라.” 라는 식이다.

처음엔 “그래, 서로 좋아 만나는 건데 너무 오빠만 돈을 쓰는 건 아닌 것 같아” 라며 이해하고 내가 더 사주기도 하고 더치페이를 하거나 했는데, 지금은 이 사람이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이미 잡은 물고기에게 더 이상 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나를 대한다고나 할까?

이미 나의 모든 것을 정복했다고 느끼는 건지, 지루해진 건지, 아님 정말 나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건지는 몰라도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은 전~혀 이놈에게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드는 그런 상태다.

왜 누군가에게서 들은 말인데,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돈과 시간을 할애한다.’ ‘할애하는 만큼이 그 여자를 사랑하는 비율이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금 이 말에 아주 격하게 공감하고 있는 중이다.

더치페이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서로가 좋아서 만났는데 일방적으로 한 사람만 돈을 쓴다는 건 나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일을 데이트 할 때마다 겪어보니 무척이나 짜증이 난다. 그것도 심히.

더구나 더 짜증나는 건 이 남자, 아주 사소한 금액도 더치페이를 한다.

수많은 날 중 가장 심했던 날은 한 개에 4200원이던 도너츠를 2100원씩 나눠 냈던 날이었다. 심지어 그 도너츠를 반으로 정확히 잘라서 나눠 먹었었지? 아마?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이상한건가? 내가 속물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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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나의 남자친구님은 내 ‘생일날’ 우리가 먹은 밥값과 커피 값, 영화 티켓 값을 나누고 계신다. 열심히. 심지어 오늘 밤 함께 지낼 모텔비도.

욕이 올라온다. 그 것도 아주 맹렬하게.

‘오늘 같은 날은 좀.. 네가 사면 안 되는 거니??!!!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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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은 이 남자.

하아..나 계속 만나도 되는 걸까?

- 전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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