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의 냠냠냠에 감탄한 이유

필자는 직업의 특성상 가요를 즐겨 듣지 않는 편이다. 운전하다가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토이나 김동률 등의 음반을 아무 생각없이 틀어 놓는 경우는 가끔 있지만 요즘의 획일화한 아이돌 음악은 잘 알지도 못하고, 또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물론 지난 번에 잠깐 이야기했던 무한도전의 ‘토토가’는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현재 교향악단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가 고등학교 시절 다니던 교회에서 밴드부 활동을 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려나 모르겠다. 일종의 커밍아웃이랄까. 그 당시 지휘자를 꿈꾸는 예고 작곡과 학생이었던 필자는 한 대형교회의 성가대 반주를 맡고 있었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하여 꽤 실력 있는 밴드를 구성해서 2년간 활동했다. 일 년에 두 번씩 소위 ‘문학의 밤’에서 꽤 길게 공연을 가졌는데 기존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곡을 자작곡으로 구성했다. 필자는 피아노와 작곡, 그리고 노래를 담당했다. 당시 김동률과 이승환의 음악에 취해 살았던 필자는 그 비슷한 곡들을 작곡해서 발표(?)하곤 했다. 친구들이 멜로디만 대충 작곡해 오면 그 편곡작업도 필자가 맡아서 했다. 우리 밴드가 꽤 실력이 있었는지 정식으로 데뷔해 보라는 제의도 받았다. 이처럼 대중음악에도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해 온 필자가 며칠 전 한 오디션 프로에서 ‘이진아’라는 참가자가 작곡했다는 ‘냠냠냠’이라는 곡을 듣고 깜짝 놀랐다. 솔직히 이제까지 오디션 프로에서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참가했고 악동뮤지션 등의 개성있고 참신한 친구들이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이진아의 그 곡은 다른 곡들과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냥 그가 좋아하는 인디음악 장르의 곡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 너무 다른 곡이었다. 필자가 지금 클래식 칼럼에서 예능프로에서 나온 자작곡을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곡은 매우 클래식하다. 일단 그 곡을 듣고 난 박진영의 심사평이 매우 화제가 되었다. "흑인 바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이론의 반이 들어있다"는 식의 평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 심사평은 말이 좀 안 맞다. 그래서 그 곡을 굳이(!) 분석한 다른 클래식 작곡가와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쨌건 박진영도 정말 놀라웠을 것이다. 첫 전주부터 대위법적으로 잘 계산된 바흐를 재즈풍으로 듣는 듯한 기분이었을 테니 말이다. 이 곡의 화성과 리듬, 그리고 곡의 형식 자체는 분명 재즈나 대중가요에서 많이 쓰는 코드이고 진행방식이다. 새로울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필자가 그의 상상력에 감탄하고 이 곡에 충격을 받은 이유는 그런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코드와 그 진행을 그녀가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보자. 전주 뒤 1절이 나오기 시작하면 하나의 반주 코드가 계속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그는 이 문제를 비화성음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베이스 라인의 움직임과 엇박자의 리듬으로 전혀 지루할 틈 없이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말로만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가? 하지만 그 위에 얹혀진 노래 멜로디는? 밑에 피아노의 상황은 아는지 모르는지 전혀 복잡할 것 하나 없이 쉽게 진행된다. 필자가 주목한 것은 피아노 반주의 역할이다. ‘냠냠냠’은 기존의 기타 코드만 대충 적어놓고 멜로디와 가사만 그려 넣은 노래악보로 절대로 부를 수 없다....

http://www.business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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