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좋은시-단풍잎들/송재학

단풍잎들

송재학

다른 꽃들 모두 지고난 뒤 피는 꽃이야 꽃인 듯 아닌 듯 너도 꽃이야 네 혓바닥은 그늘 담을 궤짝도 없고 시렁도 아니야 낮달의 손뼉 소리 무시로 들락거렸지만 이젠 서러운 꽃인 게야 바람에 대어보던 푸른 뺨, 바람 재어 놓던 온 몸 멍들고 패이며 꽃인 거야 땅 속 뿌리까지 친화로 꽃이야 우레가 잎 속의 꽃을 더듬었고 꽃을 떠밀었고 잎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솟구치는 물관의 힘이 잎이었다면 묵묵무답 붉은 꽃이 아니라면 무얼까 일만 개의 나뭇잎이었지만 일만 개의 너도 꽃이지만 너가 아닌 색, 너가 아닌 꽃이란 얄궂은 체온이여 홍목당해 꿰고 훌쩍 도망가는 시월 단풍이야

* 송재학

경북 영천 출생. 1986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김달진문학상>, <대구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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