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요코하마 타이어, 달갑지 않은 계약 소식에 대하여.

이후 국내 해외축구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단은 확실해 보였던 터키 항공과의 계약이 파기됐다는 점, 그 대신에 계약한 기업이 일본 기업이라는 점, 무엇보다도 그 기업이 대한민국 역사에 크나큰 상처를 안겨준 전범 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국내 첼시 팬들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잉글리시 풋볼 클럽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인 동시에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이기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를 모르는 상황에 도달했다. 클럽이 흥하기는 바라는데, 하필이면 우리 조상님의 피가 묻은 돈으로 흥해야 하는지 원, 비통하도다.


본래 유력했던 터키 항공과의 스폰서 계약은 파기 이유가 명확하게 기재되진 않았으나 여러 추측을 할 수 있다. 일단은, 터키라는 지역 특성상 유럽 지역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을 선택함으로써 자연스레 아시아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게 되고 터키를 선택하는 것보다 더 광범위한 인지도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추측으로는 터키 항공사와 첼시와의 요구 조건이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이 있다. 터키 항공사는 연간 £25m (한화 약 420억 원)를 후원해준다고 했으나, 첼시는 더 큰 금액을 원했고 결국 터키 항공과의 계약 대신 £40m (한화 약 670억 원)을 준다는 요코하마를 택하게 된 것이다.

스폰서를 택하는데 국제정세를 고려 안 할 수가 없다. 터키가 주요 지역은 아니다만, 요 최근 국제정세를 피로 물들이고 있는 IS의 행보를 고려 안 할 수 없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터키와의 계약이 어떻게 보면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위협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계약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는 필자의 극히 개인적인 추측이니 타당하지 않더라도 그러려니 하자.

하여튼 그렇게 터키 항공과의 계약을 뒤로한 채 첼시는 요코하마 타이어사와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게 됐고, 어마어마한 금액 덕분에 첼시는 당분간 재정적 부담을 덜었다. 벌써부터 예상 유니폼 디자인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 첼시 팬들의 마음은 영 좋지 못하다.

 하필이면, 정말 하필이면 전범 기업인가. 독일의 전범 기업들은 피해국과 국민들에게 보상을 해주면서 죄를 어느 정도 덜어냈다지만, 일본의 전범 기업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잘 나가고, 무관심하다. 아니 무관심하다기보다는, 무시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우리 조상들의 고혈을 짜네 그들은 성장했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게다가 역사를 왜곡해 자신들의 악행을 정당화하려고 매번 껄끄러운 짓을 시도한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는 그들의 악행에 대해 자세히 알 수가 없으니, 그저 이익이 된다면 좋게 평가할 수밖에 없었고, 첼시 역시 더 많은 스폰서 금액을 받고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었기에 요코하마를 택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무작정 첼시를 비난할 순 없다.

문제는 국내 첼시 팬들이다. 필자를 비롯해 수많은 첼시 팬들이 본의 아니게 내적 갈등을 겪지 않을까 싶다. 사실, 필자로 예를 들자면, 첼시를 서포팅 하기 시작했던 이유는 단순 파란색을 좋아해서였고, 세부적으로 따져보자면 필자를 설레게 한 선수들이 첼시 소속이었고 무엇보다도 삼성이라는 마크가 가슴팍에 있어 친숙하게 다가와서였다. 그렇기에 요코하마 건이 거부감을 들게 만든 건 사실이다.

실제로 필자는 요코하마가 스폰서로 있는 5년 동안 첼시의 의류 등을 불매하려고 한다. 본래 1-2년에 한두 번씩 구매했었지만, 그마저도 당분간은 바이 바이다. 거부감이 이끌어낸 국내 첼시 팬의 반응이다. 그렇지만 첼시와 함께 해온 시간이 짧지 않았기에, 팀을 꾸준히 지켜보고 바라보는 것은 여전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이것이 현재 국내 첼시 팬이 표현할 수 있는 첼시 스폰서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고 본다. 아직까지는 그들의 악행이 나치와 다름이 없음을 알 리가 없으니 이런 소극적인 대처라도 할 수밖에.

뭐가 됐든, 첼시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아스널-에미레이츠 항공, 바르셀로나-카타르 항공을 제치고 세계 두 번째 스폰서 금액을 받는 클럽이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영 달갑지 않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국내 팬들과 더 나아가 중국 팬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렇지만, 팬들은 이 때문에 물타기를 할 필요도, 서로를 힐난하거나 변호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첼시 보드진이 이끌어낸 결과인 만큼 팬들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흥망성쇠는 그들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기에, 결국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보드진이 부담해야 할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당분간은 첼시 유니폼을 보는 것 자체가 달갑진 않겠지. 그리고, 첼시에 대한 감정이 껄끄러워지겠지만, 이외의 것들은 고려할 필요 없이 그저 첼시를 이전처럼 바라보기만 하면 될 것이다. 팬들도 이러한데 어쩔 수 없이 이런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경기를 뛰게 되는 지소연 선수는 어떻겠는가. 그녀에게 그저 심심한 위로를 전해주며, 이 달갑지 않은 소식에 대한 글을 줄여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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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롱블로그 - http://blog.naver.com/boohe97


자칭 축구 칼럼니스트. 첼시팬이지만 팬심은 적게, 사심도 적게 해서 쓰고 있다고 생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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