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를 고급으로 만들어줄 클래식! - 오 나의 사랑스러운 아버지(O mio babbino caro)

내 귀를 고급으로 만들어줄 클래식! 폭풍같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조금씩 학교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복학하신 복학생 여러분들 화이팅입니다! ^^

오늘 준비한 곡은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에 나오는 라우렛타의 아리아 '오 나의 사랑스러운 아버지(O mio babbino caro)'입니다. 이탈리아가 사랑하는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는 평생 동안 28개의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오페라 부파'는 '팔스타프' 1곡만을 작곡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코모 푸치니'는 14개의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코믹 오페라'는 '쟌니 스키키' 뿐이 없었습니다.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는 제가 접한 오페라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오페라였습니다.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 음악이 좋아서 즐거운 감정을 제외하고 극의 스토리가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적은 정말 처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오페라가 푸치니의 비교적 말년에 작곡된 오페라이기 때문에 현대적인 색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푸치니의 오페라들이 그렇지만 공부하기 힘들고 까다롭습니다.

오페라 잔니 스키키는 부호인 '부오조 도나티'가 사망하면서 그 유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에게는 친척들이 있었지만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은 부오조 도나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 기대해서 도나티의 집으로 모입니다. 모두들 거짓으로 슬퍼하고, '부오조의 죽음 때문에 제일 슬픈 건 바로 나야!'라는 식으로 경쟁을 하기 시작하죠. 하지만 그들 중에서도 왕따는 있었습니다. 바로 '벳또'입니다. 벳또는 도나티의 처남인데요. 무슨 이유에선지 벳또는 무리에 끼지 못하고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벳또가 가족들에게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는데요. 바로 부오조 도나티가 '유서'를 이미 작성을 해놨고, 그 안에 아주 이상한 내용이 담겨있다는 내용입니다. 바로 유산을 가족들에게 주지 않고, 수도원에 모두 헌금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모두 유서를 찾아서 집안을 뒤집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본색이 나오며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데, 그들은 부오조의 시체를 뒤집어 보기도 하고, 부오조의 품을 뒤지기도 하면서 유언장을 찾습니다. 그들에게는 유산이 중요하지 부오조가 죽은 것은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마침내 극 중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정상적인 캐릭터인 리누치오가 유언장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자신의 숙모인 '짓타'에게 자신이 유언장을 찾아줬으니 '라우렛타'와 사귀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말합니다. 짓타는 그 말이 탐탁치 않지만 유언장을 받고 싶어서 그러겠다고 말하죠.

유언장을 읽은 가족들은 실망합니다. 실망에서 그치지 않고 분노합니다. 그리고 각자 한마디씩들 하죠. 우리는 비웃음 거리가 될거라고, 수도사들은 배불리 먹고 우리는 궁핍해질 거라고 말하죠. 모두다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리누치오가 한마디 말을 꺼냅니다. '쟌니 스키키'에게 일을 부탁해보자고 말이죠. 리누치오를 제외한 모두가 반대합니다. 하지만 리누치오는 그들을 설득해서 쟌니 스키키를 데리고 오죠.

쟌니 스키키는 지방 사람입니다. 이 피렌체에서, 특히 부오조 도나티의 친척들은 쟌니 스키키를 매우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받기 위해서 쟌니 스키키를 불렀지만, 그들은 처음에 쟌니 스키키를 무시하죠. 그러자 쟌니 스키키가 그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쟌니 스키키의 딸인 라우렛타와 리누치오가 하도 슬프게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쟌니 스키키가 고민을 하지요. 하지만 짓타의 못된 언행 때문에 쟌니 스키키는 돌아가려고 하죠. 그 때 라우렛타가 쟌니 스키키를 조르기 시작합니다. 이 때 불리워지는 노래가 바로 '오 나의 사랑스러운 아버지(O mio babbino caro)'입니다. 이 노래는 다소 과격한데요. 라우렛타가 쟌니 스키키에게 조르면서,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할 거라고 쟌니 스키키를 협박하기도 합니다.

쟌니 스키키는 유언장을 보면서 '방법이 없어!'라고 말하다가 수를 찾아냅니다. 그는 쿨하게 유언장을 찢어버리고,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러면서 가족들에게 아무도 부오조가 죽은 것을 모르냐고 묻습니다. 다행히 부오조가 죽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 고약한 가족들 밖에 없습니다. 때 마침 부오조의 주치의 '스피넬로치오'가 문을 두드립니다. 가족들은 모두 기겁을 하고 쓰러지려고 하는데 쟌니 스키키는 부오조의 침대 뒷편으로 숨었고, 스피넬로치오가 들어옵니다. 가족들이 스피넬로치오에게 '오늘은 진료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주무신다.'라고 얘기하지만 스피넬로치오는 막무가내이죠. 그런데 갑자기 부오조 도나티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음번에 진료하자는 이야기죠. 스피넬로치오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부오조의 목소리가 굉장히 건강하게 들렸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내가 진료한 모든 환자들은 다 건강이 좋아졌다'고 큰소리를 뻥뻥치면서 나가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왜냐하면 부오조는 이미 죽었잖아요.

쟌니 스키키는 답을 찾아냈습니다. 가족들에게 어서 빨리 변호사를 불러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내 목소리가 부오조의 목소리와 비슷하니 자신의 목소리로 변호사를 속여서 유언장을 고치면 된다고 말하죠. 쟌니 스키키를 부오조처럼 변장시켜야 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쟌니 스키키를 도와줍니다. 그러면서 넬라와 체스카, 짓타가 쟌니 스키키를 유혹하면서 자신들에게 유산을 좀 더 달라고 말합니다. 넬라와 체스카는 비교적 젊은 유부녀들이고, 짓타는 완전 할머니라서 쟌니 스키키는 짓타가 다가오기만 하면 기겁을 하죠. 그렇게 행복한 분장 시간이 끝나고 변호사가 도착합니다.

쟌니 스키키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약속한대로 유산의 작은 부분들부터 나눕니다. 모두들 고마워하면서 부오조를 향해 인사를 하지요.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남았습니다. 바로 이 커다란 저택과 부오조의 재산! 여태까지는 부오조의 다른 지역의 부동산들을 가족들에게 나눠준 것이기 때문에 사실 큰 재산은 아니였거든요. 변호사도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쟌니 스키키는 아주 근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갑니다. 그러고는 마지막에 익살맞게 '쟌니 스키키'에게 이 집과 전 재산을 주라고 말하죠. 다른 모든 가족들이 아니라고 소리를 치고 있지만 변호사는 선포합니다. '이 집과 남은 전 재산은 쟌니 스키키에게 준다'라고 말이죠.

변호사가 떠나가고 가족들은 쟌니 스키키에게 물건을 던지고 욕지꺼리를 하면서 달려듭니다. 하지만 이미 적어버린 유언장은 고칠 수가 없죠. 그렇게 소동이 지나가고 라우렛타와 리누치오가 옥상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재산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서로 사랑했기 때문에 서로가 필요했던 거죠. 소동을 마치고 나타난 쟌니 스키키가 리누치오와 라우렛타를 바라보면서 흐뭇해하다가 관객들에게 '이 극을 감상해줘서 고맙고, 잘 감상했다면 박수를 쳐달라'라는 식의 멘트를 하면서 극은 끝이 납니다.

스토리만 설명했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나오는 재밌는 요소들을 설명할 수 없었지만, 스토리 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재밌지 않은가요? 가족끼리 보기에 좋은 오페라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영상에서 오 나의 사랑스러운 아버지를 열창하고 있는 소프라노는 세계 최고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입니다. 마리아 칼라스의 성격에 대한 일화도 많고, 그녀의 사생활에 대한 비난도 많지만 칼라스는 음악적으로 최고의 수준에 머물렀던 소프라노입니다. 기원전을 뜻하는 B.C(Before Christ)가 오페라 세계에서는 'Before Callas'로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칼라스가 칼라스 이전의 소프라노와 가장 다른 점을 꼽으라면 바로 '연기'일 것입니다. 칼라스는 연기하는 소프라노였습니다. 물론 그 전의 소프라노들이 연기를 안했을리는 없지만, 칼라스는 수준이 다른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다른 소프라노들이 예쁘게 부르고 예뻐보이려고 하는데 집중했다면 칼라스는 그 극 안에서 주인공의 심리를 가장 잘 묘사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여주인공이 예쁜 목소리로만 노래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극적인 진실'이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칼라스의 특징이자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고음에서의 생소리나 심한 비브라토도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진실됨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렇듯 소프라노 뿐 아니라 오페라의 이전과 이후를 결정하는 칼라스의 목소리는 사실 뛰어난 편이 아니었습니다. 학구열과 뛰어난 두뇌를 가진 것은 분명했습니다만 목소리가 다른 소프라노들과는 확실히 달랐고, 예쁜 목소리는 아니었죠.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 '요나스 카우프만'이라는 테너가 목소리의 한계를 딛고 세계 최고의 테너가 될 수 있었던 것 처럼 마리아 칼라스 역시 뛰어난 연기력과 표현력, 관객과의 소통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소프라노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생활에서는 다소 고약하고, 말년에는 슬픈 삶을 살기는 했습니다만 그녀가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였고, 아직도 그녀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부르는 '오 나의 사랑스러운 아버지(O mio babbino caro)'입니다.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Singer(classical) - Baritone Instagram - jinhyuc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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