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임신한 저보고 살이 많이 쪘다면서 돼지 같다고, 다이어트 좀 하래요. 여자로 전혀 안 보인다고.,,,]
카페 안.
친구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인터넷 글을 읽고 있는데 성질 올리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이게 지 새끼 임신한 아내한테 할 소리야? 이런 놈들 때문에 내가 연애를 안 하는 거야”
“못 하는 거겠지”
“뭐?”
올해 나이 스물아홉. 단 한 번도 남자 친구 따위 만나본 적이 없다.
물론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종종 있었지만 중요한 타이밍에 가서 항상 내 쪽에서 먼저 퇴짜를 놓았다.
이상하게 중요한 타이밍에 가면 두려워 졌다.
이 사람이 나를 끝까지 좋아한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혹시라도 내가 좋아서가 아닌 큰 가슴을 보고 한 번 어떻게 해보자는 식의 흑심일 까봐.
남자라는 동물들은 어쩔 수 가 없다.
그저 얼굴 가슴 몸매. 사랑이란 정신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저 육체적이다.
페이스 북이나 판에 올라오는 글을 보다보면 세상에.. 못된 남자들이 어찌나 그리 많은지.
사랑해서 결혼해 놓고 자기 아이를 가진 마누라를 보고 몸매가 돼지 같아서 꼴 보기 싫다느니, 젊은 여자를 만난다느니, 바람, 간통, 심지어 아내의 친구까지. 정말 싫다.
나한테 다가오는 남자가 저런 놈들이 아닐 거라는 보장이 없으니 사랑을 시작 하려 할 때 마다 이런 점들이 참 어렵다. 그랬더니 친구는
“야, 누구는 알고 만나냐? 다 만나면서 알아가는 거지. 아니다 싶음 헤어지면 되는 거야”
“그래도 연애폭력에 헤어지고 스토커에, 게다가 한 번 자고 나면 돌아서는 게 남자라며?”
“넌 뉴스 그런 것만 골라보냐? 아닌 애들도 있어. 세상 남자들이 전부 쓰레기면 이 세상 여자들 어디 불쌍해서 살겠냐?”
“그래도..”
“핑계 대지마! 네가 누굴 만날 용기가 없을 뿐이잖아. 네가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상대를 바라보니까 어느 누구도 만나지 못 하는 거야.”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반박할 수 없다. 다 맞는 말이라.
그래도 잘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만 되도 이렇게 까지 혼자 29년을 살아오지 않았을 텐데..
“그니까 만나라고. 만나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할 수 있다니까?”
“구별 했는데 아니면? 이놈이 막 날 때리면? 배신하면?”
“와.. 너는 만사가 걱정 되서 어떻게 사냐? 응? 밥 먹을 때 은수저로 찔러보고 먹냐 너?”
“뭔 말 이야!”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지레 겁먹지 말라고. 신중한 것도 좋지만 너 정도면 남자기피증이야. 내일 일을 알 수 있으면 다들 이러고 안살아. 모르니까 시행착오 겪는 거고, 그 걸 발 판 삼아 더 열심히 사는 거잖아”“...아는데..”
“알겠으면 당장 소개팅 나가. 진짜 괜찮은 남잔데 소개시켜줄게.”
오늘도 괜한 말에 기승전내연애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것 같다.
씁쓸하게.
친구의 긴 잔소리가 집에 와서도 윙윙 거린다.
색안경, 남자기피증, 결국 내 자신의 문제.
나.. 진짜 모태솔로 탈출 할 수 있을까?
- 전상주
* 북팔웹소설 : novel.book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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