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미덕

2015년 그래미 시상식 4관왕의 빛나는 샘 스미스는 말했다. “저를 차서 마음을 아프게 했던 남자에게 감사드립니다.당신 덕에 이 앨범을 만들었고, 그래미를 네 개나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가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지나간 이야기를 들추다 이런 얘길 한 적 있다. “나는 가끔 나를 차준 애들이 고마워.” 별 미친 소릴 다 한다는 소릴 들었지만 어쨌든 그건 진심이었다.

사랑의 갑을 관계에서 항상 ‘을’이었던 나는, 늘 차이기 부지기수였다. 그렇지만 이런 내 위치를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았다. 나는 비록 ‘을’이었지만 후회 없는 사랑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붙잡았으며, 최선을 다해 이별했다. 그렇다 보니 막상 이별 후엔 담담했다. 아프지 않아 좋았고, 더 이상 아플 일이 없어 기쁘기까지 했다.후회가 남는 건 오히려 상대 쪽이었다. 헤어지잔 말을 고한지 몇 달도 채 못 가 온갖 자질구레한 변명들로 나를 잡으려 애썼고, 어떤 새벽, 흔한 구남친 멘트를 날리며 자신의 감정을 구구절절 고백하곤 했다. 그럴 때일수록 나는 묘한 희열을 느꼈지만, 그들을 다시 만나거나 하지 않았다. 한 번 깨진 사랑은 다시 붙을 수 없다는 걸 이미 첫사랑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과정이 중요하듯 이별하는 과정 또한 중요하지만, 요즘의 이별은 몇 번의 손가락질로 단번에 끝이 나고 만다. 사랑이 너무나 가볍게 여겨지는 요즘, 진정한 사랑이란 뭘까 자주 생각해본다. 소설가 김연수는 사랑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빠져들지만, 모든 게 끝나고 나면 각자 혼자의 힘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것. 그 구지레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 그게 사랑이다.’ 그렇게 보면 이 세상 모든 이별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별을 하고 나서야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뼛속 깊이 알게 되니 말이다.

컨셉진 vol.23 <연애의 온도> 글,사진 봄

맛없는거 먹고 배부르면 그렇게 기분이 안좋을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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