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의 진짜 의미

처음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아이폰 사이즈를 좀 키웠네. 아무 것도 특별한 게 없잖아. 저기에 저 값을 받는다고?" 그들은 아이패드의 실패를 예견했지만, 아이패드는 태블릿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사이즈를 키운 아이폰, 그게 바로 소비자들이 진심으로 원했던 태블릿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쓰기 편한 스마트폰인 아이폰보다 화면이 크고 넓어서 보기 쉽고, 당시 세상에서 제일 많이 팔렸던 아이폰과 사용법이 별다를 게 없어서 매뉴얼조차 보지 않고서도 쉽게 쓸 수 있었던.

그리고 어제 새 맥북이 나왔다. 역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태블릿에 들어가는 후진 프로세서를 썼네. 포트도 하나밖에 없어. 아무 것도 특별한 게 없잖아. 저기에 저 값을 받는다고?" 그들은 맥북에도 실망했다. 하지만 새 맥북 또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이다. 사이즈를 키우고 키보드를 붙인 태블릿, 그게 바로 소비자들이 원하던 노트북 아닐까. 세상에서 제일 쓰기 편한 태블릿보다 화면이 좀 더 크고, 글도 쓰기 편하게 키보드와 트랙패드가 달려서 업무용으로도 충분한 태블릿. 게다가 사용법은 점점 아이폰-아이패드를 닮아가고 있는 OSX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편해진 새로운 컴퓨터.

새 맥북은 조금 특별해 보였다. 루머가 나왔을 때부터. 작아지고, 강력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루머가 도는데 사실은 그것보다 그저 "와, 저건 정말 끝내주는 워드프로세서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게 해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무지 가볍고, 인터넷도 되고 영화도 볼 수 있으며 회사 일도 처리할 수 있는 기계. 그리고 오늘 나온 맥북이 딱 그랬다.

새 맥북의 12인치라는 스크린 사이즈는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기존의 11인치 맥북에어(화면비 16:9)와 13인치 맥북에어(화면비 16:10)의 '절충'이나 '중간'이 아니다. 11인치 맥북에어에 가까운 폭에 13인치에 가까운 높이를 가져서 12인치가 된 것에 더 가깝다.(새 맥북도 화면비가 16:10이다.) 즉 세로로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면서 화면 해상도도 레티나급으로 높인 11인치 맥북에어다. 11인치 맥북에어는 작은 화면에도 불구하고 그 가벼움 때문에 여전히 수요가 있던 노트북이었지만, 난 싫었다. 원고라도 쓰고 있으면 한 화면에 표시되는 문단 수가 확실히 적었고, 가로로 길어서 영화 같은 동영상을 보는데 최적화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쓰는데 있어서는 아주 불편했다. 게다가 한번 격자 없는 레티나 모니터에 적응하면 낮은 해상도의 스크린은 더이상 보기가 싫어진다. 이런 사람들에게 11인치 맥북에어는 영 엉망이었다. 반면 새 맥북은 16:10 비율을 제대로 갖췄다. 그리고 더 가벼워졌다. 게다가 또렷한 화면까지 덤으로 제공한다.

사진으로 비교하면 알 수 있지만, 맥북과 13"맥북에어는 세로로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반면 11"맥북에어는 위아래가 많이 잘린다.

그리고 새 맥북의 또 다른 특징은 풀사이즈 키보드의 크기를 거의 그대로 지켰다는 점이다. 스트로크시 신호를 입력받는 방식도 개선했다는데 이점은 실제 제품을 손으로 두드려봐야 알 것 같다. 또한 개별 키보드마다 LED를 붙여서 키캡 조명을 개선했다는데, 달리 말하면 더 어둡게 키보드의 밝기를 설정하더라도 키 하나하나를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프로세서는 강력하지 않다. 이미지나 동영상 프로세싱 혹은 최신 게임에 모자란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가나 저널리스트라면? 키보드가 뛰어나고, 들고다니기 가벼우며, 모니터도 끝내주는 워드프로세서가 아주 만족스럽기 마련이다.

USB-C타입 포트가 달랑 하나 있는 구성에 대한 불만도 많이 들린다. 하지만 난 전혀 불만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원 어댑터와 여러 기계를 연결할 확장 어댑터 및 USB 케이블을 주렁주렁 들고 다니면 무게 차이가 뭐가 나느냐"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옛 노트북 시절의 편견에 사로잡힌 이상한 생각처럼 보인다.

이제 맥북을 들고다니면서 전원 어댑터를 아예 놓고 다녀도 된다는 얘기

처음으로 전원 어댑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노트북아이패드 같은 노트북

내게 새 맥북은 '빵 굽는 타자기' 같다. 세상에는 이것저것 컴퓨터의 기능을 대충 갖추고 있는 아주 괜찮은 워드프로세서를 사려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나부터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자전거 ・ 책 ・ 요리 ・ SF
Re-arr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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