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기의 즐거움> / 손가락 하나로 만나는 해방

* 경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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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로 왼손 새끼손가락을 사용해서 코를 파는데, 먼저 왼쪽 콧구멍을 탐색한 후, 오른쪽 콧구멍으로 모험을 떠나는 루트를 가장 선호한다. 어렸을 적에는 급한 성격 탓에, 거친 파도처럼 맹렬하게 콧구멍 속을 파헤치곤 했다. 그래서 조심조심 끄집어내야만 하는 거대한 보물들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적의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많이 유순해졌다. 덕분에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부드럽게 콧속을 헤엄치는 기술을 습득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거대한 보물도 어렵지 않게 꺼내고 있다. 작은 걸 기대하고 들어간 손가락 끝에 의외로 큰 것이 걸렸을 때의 전율이란!!! 코 파기의 즐거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코를 판 후에는 '튕기기'라는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나의 경우 새끼손가락 끝에 있는 거대한 보물을 창문 밖으로 정조준 한 후 조용히 기도를 한다. "주여, 함께 하여 주소서, 나를 도와주소서. 적들이 저를 짓밟지 못하게 하소서. 내 손과 손가락으로 적을 물리치게 하소서." 기도가 끝난 후, 창문 밖으로 코딱지를 튕기는데, 그와 동시에 몸과 마음에 평온함이 깃든다. 이 재미있는 작업은 보통 5분 이내에 이루어진다.

코 파기는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인기 있는 취미이다. 이 재미있는 취미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 있다. 코딱지 연구에 있어 세계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롤랜드 플리켓의 <코파기의 즐거움>이다. 두께는 얇지만, 코파기의 역사와 노하우로 가득 찬 내실 있는 책이다. 내용을 살펴 보자. * 코파기의 역사 코파기는 아득한 옛날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코파기가 예술의 반열까지 올라선 것은 기원전 985년 중국에서 지독한 독감이 유행하면서부터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예술가와 탐험가들이 실컷 후비고 파낼 수 있을 만큼의 코딱지가 창궐한 것이다. 멋진 코파기 아이디어가 서로 교환되었고, 코를 파들어가는 새로운 루트가 개척되었다. 바야흐로 대 코파기 시대의 서막이라 할 수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코파기는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다. 평민들은 코를 팔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시켰고, 이에 반발한 평민들은 각지에서 혁명을 일으켰다.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 혁명, 보스턴 차 사건, 영국 명예혁명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와 같은 수많은 평민들의 고귀한 희생 덕분에, 코파기의 자유가 허용되었다. 현재 코파기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다.

*코파기 Q&A

1. 코파기는 배우기 힘든가? - 아니다. 대개의 경우 코 끝에 있는 구멍 두 개를 찾은 뒤 코딱지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엄지 또는 검지를 그 안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가급적 어린 나이부터 코 파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성인이 된 후에는 갑작스럽게 코 파기를 시작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2. 코파는 법은 어디에서 배울 수 있는가? - 가장 좋은 방법은 아버지나 친구들에게 배우는 것이다.

3. 엄마에게 코 파는 법을 물어봐도 될까? - 귀싸대기를 맞고 싶지 않다면 참는 편이 낫다. 대부분의 여성이 그렇듯 여러분의 어머니도 자기가 코를 판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4. 코를 파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언제인가? - 사실 하루 중 어느 때나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앞에 있을 때가 가장 좋다. 점심시간이나 차 마시는 시간, TV 시청 도중이 코 파기 제일 좋은 때이며 교실, 버스, 기차, 지하철 안, 사무실 등이 코딱지를 튕기기 최적의 장소라고 볼 수 있다. 또 공식적인 만찬이나 환영회, 임관식, 무도회 등은 그야말로 코를 파기에 가장 완벽한 기회라고 볼 수 있다.

5. 코에 손가락을 어디까지 집어넣을 수 있나? - 대체적으로 코에 손가락을 집어넣다가 자기 이름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가 되면 너무 깊숙이 집어넣은 것이다.

6. 사용하는 손가락과 성격이 관계가 있는가? - 검지로 코를 파는 사람 : 대부분 신랄하고 결단력 있는 성격이다. - 새끼손가락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 : 으스대거나 고상한 척하는 태도를 버리기 어려운 이들이다. - 엄지를 쓰는 사람 : 대부분 저돌적이고 가차없는 코 파기의 달인들로 남의 감정에 둔하다. - 두 개의 손가락을 쓰는 사람 : 탐욕스럽고 속임수를 잘 쓰며 패기만만하고 외향적이다. 7. 누군가 코를 파지 말라고 한다면, 어떤 변명을 할 수 있을까? - 용기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말하면 된다. "이 멋진 색깔 / 크기 / 모양을 좀 봐!!!"

8. 적당한 손톱 길이는? - 손톱이 너무 길면 코를 파다가 상처가 날 수도 있다. 너무 짧으면 코딱지를 파낼 주요 도구가 둥근 손가락 끝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것만으로는 안쪽 깊숙한 곳에 숨은 보물을 도무지 꺼낼 수가 없다. 3mm길이가 적당하다. 

친구 중에 비데 물줄기에 낮은 탄성을 지르는 녀석이 있다. 한때는 녀석에게 "변태 같은 놈", "미친놈"이라고 불렀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친구가 조금은 이해가 됐다. 녀석이 기쁨을 느끼는 방식이 나와 다르다고 하여 욕을 하다니!!!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 즐거움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비데 물줄기던 손가락이던 작은 일에서 사람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책은 한동안 코 파기의 즐거움을 잊고 살던 내게 큰 자극을 안겨 줬다. 죽기 전에 읽어서 다행이다.(죽어서도 후회할 뻔 했다.) 독특한 소재, 재미, 유쾌함, 농담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독자를 빵빵 터지게 만든다. 나는 이런 B급 개그가 참 좋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그러니까, 당신!!!)이 지루한 인생을 살고 있다면, <코파기의 즐거움>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새로운 즐거움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아니, 이미 알고 있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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