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줘

김광석은 언제나 멋지다. 그의 목소리는 어떤 냉혈한도 감상에 빠지게 만들며, 기타에 덧붙인 하모니카 연주는 천재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재능의 한계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한계가 없어 보인다는 뜻이다. 그의 노래 <기다려줘>는 그 중에서도 최고다. 김광석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감성, 단순한 가사와 멜로디의 반복속에서도 참지 못하고 터져나오는 그의 폭발적인 멋은 보는 이, 그리고 듣는 이를 어쩔 수 없는 추종자로 만든다. 게다가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너바나와는 달리 김광석을 듣는 것은 허세로 치부되지도 않는다. 그는 멋진 남자니까. 진한 보드카 토닉을 마시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니 좀 미안해진다. 사실 김광석의 감성은 독한 소주에 취했을 때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을텐데. 단명한 천재에 대한 추종은 세대를 넘어, 장르를 넘어 계속되는 유행이다. 기형도가 그랬고, 김성재가 그랬고, 또 아주 많은 이들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김광석은 다르다. 아, 물론 김성재나 기형도가 천재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나도 그들을 참 좋아한다. 김광석의 노래 중 내가 주로 카피하는 곡은 <그날들>이다. 도무지 <기다려줘>의 감성을 표현하지 못하겠고, <먼지가 되어>는 이미 다른 이들의 노래처럼 인식되니 내 목소리에 가장 맞는 차선을 찾은 것이다. 밴드를 하기 위해 목소리를 만질 때 나는 하루에 담배를 두 갑씩 피워댔다. 당연히 김광석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김광석이 아니었다. 노래를 하지 않은 지 오래된 지금도 나는 엇비슷한 양의 담배를 피우지만 여전히 김광석은 될 수 없다. 천재는 아마 타고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를 좋아하는 건 재능이 없어도 가능하다. 누군가의 추종자가 되어 그를 따르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오늘도 <기다려줘>를 카피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나는 두 갑째 담배를 태웠다.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