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

직장인을 위한 제대로 먹고사는 인문학

저자 이호건 / 아템포 / 페이지 340

철학자 니체가 직장인 여러분에게 족집게 과외를 해줍니다. 오~ 신선했어요. 공감도 많이 되었고요. 그동안 저는 니체가 '신은 죽었다' 고 한 것만 아는 수준이어서 철학자 니체와는 거리가 멀었건만 이 책을 읽으니 니체가 확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니체는 극과 극을 오가는 평가를 받는다네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은 사실상 그의 참모습을 잘 모르거나 오해했기 때문일 거라고 이호건 저자는 과감히 말합니다. 니체의 본 모습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마니아 대열에 합류할 거라고 장담하는데, 그 말이 맞았어요! 신은 죽었다고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니체의 주장은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서 살아가라는 속뜻이 숨어 있는 거였고요.

이름만으로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그의 책을 읽지 않는, 딱히 그의 사상을 궁금해하지 않는, 일반 대중에게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니체.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은 일반인을 위해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손쉬운 니체 사용설명서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니체의 사상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통찰과 해결방안을 찾게 도움 주며 슬기롭게 직장생활 할 수 있도록 과외선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자유, 가치, 도덕, 인생, 변화, 자아라는 여섯 파트로 나눠 직장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문답식으로 풀어냅니다.


니체의 사상을 통해 다양한 관념을 새롭게 깨닫기도 했어요. 자유에 대한 의미를 예로 들자면, 자유는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더군요. 저항을 극복해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자유'였습니다. 방종, 일탈과는 구분해야 하고 단순히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행위는 자유가 아니라 본능의 노예라는 것이지요. 니체가 말하는 자유는 자신의 모든 저열한 본능과 욕구를 통제하는 능력을 의미했어요. 즉 자유란 본능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을 거스르는 힘에 가까운 것이지요. 자신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목표에 집중하는 노력이 자유입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최고의 노력을 다한 사람만 누리는 것이었어요.


'지금까지 괜찮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의 참뜻을 아시나요. 지금까지 매우 뛰어난 사람과 구체적인 연인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입니다. 주위에는 이상형이 널려 있으나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요. 참된 사람은 스스로 대상을 창조한다고 말한 니체의 말을 통해 훌륭한 멘토 없다며 인복 없다 한탄하지 말고 '발견'하라고 조언합니다.


희망에 관한 관념도 신선했어요. 희망이 오히려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 모든 희망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니체는 말합니다. 긍정을 주는 희망과 고통을 주는 희망고문과의 차이를 알려줍니다. 불확실성을 얼마나 노력과 실천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느냐에 따라 희망의 참된 의미가 달라지는 거였어요.


이 책이 참 좋았던 이유 하나를 딱 짚어보면, 철학자들 말은 도대체 뭔 소리인지 어렵게만 느꼈었는데,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 이호건 저자는 쉽게 풀어주고 있어 철학자의 이야기라는 걸 깜박할 정도였어요. 예를 들어 "희망은 우리가 그 결과에 대해 어느 정도 의심하는 미래나 과거의 사물 관념에서 생기는 불확실한 기쁨이다." 라고 스피노자가 말했는데요, 도무지 알아먹지 못하겠습니다. 이걸 저자는 "희망은 결과가 불확실한 기쁨"이라고 명쾌하게 이야기해요.



다른 사람들이 내 노고를 몰라줘요. 원치 않은 인사발령으로 한직으로 밀려났어요. 감사에서 혼자 책임을 면하게 되어 죄책감이 들어요.악명 높은 팀장과 함께 일하게 되었어요. 극심한 경쟁와 실적에 대한 압박 때문에 잘나갔던 옛날이 그리워요. 인사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못받아 억울해요. 잘나가는 동기 때문에 자격지심이 들어요... 등등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은 직장인의 고민 중 기존에 흔하게 다루지 않았지만 실제 우리가 겪는 고민들을 세심하게 짚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래, 바로 이게 직장인의 속사정이지 하며 공감할만한 고민을 하나씩 풀어주고 있어 직장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될만한 내용이 가득한 책입니다. 부제가 직장인을 위한 제대로 먹고사는 인문학인데 딱 맞는 말이에요. 현실에 접목하는 인문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은 조금 뜬구름 같았다면,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은 인문학을 현실에 제대로 적용하는 사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요즘 읽었던 <인비저블>, <티모스 실종 사건>에 이어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까지. 묘하게 내용이 이어집니다. 타인의 시선, 진정한 인정의 의미를 앞서 두 권에서 배웠다면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에서는 타인의 박수와 갈채보다 자신이 보내는 박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타인의 믿음보다 자기 믿음,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알고 타인의 시선에 따라 나의 삶이 결정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게다가 현실의 문제를 외면한 채 심리적 위안, 자기만족에 일침을 가한 니체의 철학을 알게 되니 니체 이 사람 매력 돋는 철학자구나 싶네요. 인문학이 사는데 왜 도움을 주는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실감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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