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하면 떠오르는 것?

(사진 = 전주한옥마을 홈페이지 hanok.jeonju.go.kr의 여행갤러리에 시청에 근무하시는 조영호 님의 사진이다.)

JTBC 뉴스의 밀착카메라에서 전주한옥마을이 또다시 난타를 당했습니다. 어쩌다가 한옥마을이 동네북이 되었는가하는 착잡한 심정으로 시청했지만,

솔직히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한국 관광의 별’이네 ‘슬로시티’네 하면서

화려한 수식어를 넣을 때부터 관광객들은 꾸역꾸역 밀려왔고, 시끄러워진 동네를 참다못한 동네 사람들이 떠나가고

국적불명의 한옥 민박집과 커피숍,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이 들어차면서 느림의 미학에 코웃음 치며 가장 빨리 변화하는 동네가 됐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글을 적게 되는 것은, “한옥마을하면 뭐가 떠오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어 꼬치와 오징어 통 튀김”이라고 한 아가씨의 답변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수제 초코파이”라고 대답했다면 속이 덜 상했을까요.

그리하여 전주한옥마을에만 있을 만한 것을 몇 개만 꼽아봤습니다.

경기전, 전주향교, 오목대 등 역사적 명소는 너무나 많이 소개가 됐고 한옥 숙박, 찻집, 공방 등은 제외한 저만의 장소입니다.


△‘썸’타는 연인 사진은 NO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인화해 화제를 모은 지숨 갤러리는 전주한지로 사진을 찍어냅니다. 한지에 첨가물을 넣지 않고 사진을 인쇄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벤처기업이죠. 한지의 거칠거칠하고 꼬깃꼬깃한 질감이 사진 속 인물들을 더 정감 있게 만듭니다. 피부가 안 좋은 그 누구라도 사진의 질감 탓을 할 수도 있으니 정신건강에도 이롭지 않겠는가,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더욱이 천년을 간다는 전주한지를 사용해 장기간 보관도 가능합니다. 때문에 그저 ‘썸’타는 연인들이 여기서 사진을 인화하면 곤란하겠죠. '이 예쁜 사진을 버릴 거야, 어쩔 거야' 하는 고민이 시작될 테니까요. 그래서인지 최근엔 책갈피, 엽서 등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http://www.ezisum.com/△청승이 분위기로 변모하는 공간 슬픈 노래는 기뻐지기 위해 듣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면 슬픈 노래를 듣고 청승맞게 펑펑 울다 보면 어느덧 기분이 풀리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우중충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은 맑은 하늘을 기대하며, 본능적으로 불쌍해져도 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날 교통아트미술관 2층을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드립니다. 이 미술관은 BYC 공장을 리모델링하면서 그대로 살린 양철지붕 덕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예술이거든요. 장대비가 쏟아질 때는 지붕을 사정없이 두드려 요란한 맛이 있고, 이슬비가 내릴 때는 스타카토처럼 톡톡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맛이 있습니다. 가격이 착한 아메리카노를 즐기며 빗소리에 취해보시길 바랍니다. 잘 때 ‘빗소리’ 혹은 ‘물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자는 분들에겐 더 없이 굿입니다. http://www.gdart.co.kr/△“때려치우고 싶을 때” 쓰는 우체통 오늘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으로 꾹 참고 있는 월급쟁이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최명희문학관의 ‘1년 뒤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라는 느린 우체통을 경험해보시길. 최명희라는 작가가 꾹꾹 눌러 새긴 글의 지문들을 구경하다 보면, “이렇게 살기 싫다”며 1년 뒤 자신에게 편지를 쓰다가 조그만 위로라도 받을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렇게나 훌륭한 작가도 그 힘든 시절을 견뎠는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심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도 아니면 문학관 앞을 지키고 있는 남자 1·2·3호 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시죠. 문학관 앞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웃는 남자 1호는 따뜻합니다. 대문 옆 특이한 스타일의 남성 2·3·4호 돌들은, 뭐랄까, 많은 남성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어요. 혹시나 실제 인물을 그린 것이라면, 그는 분명 그 남자의 안티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만은. http://www.jjhee.com/


△멍 때리며 걷기 좋은 둘레길 ‘제1회 멍 때리기’대회를 기억하시는지요. 9살 초등학생이 가장 오래 멍 때린 덕분에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비스무리 한 트로피를 탔습니다. 그 뉴스를 듣고 침대에 누워 멍 때리기를 해보았으나, 5분도 안 돼 잠든 장본인이지만 말이죠. 여하튼 저는 한벽당을 갔다가 전주천을 끼고 한옥마을 둘레길을 따라 멍 때리며 걷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실은 전주천에는 1급수에서만 논다는 쉬리가 살고, 수달도 사는 곳이랍니다. 새벽녘 눈을 부릅뜨고 사방을 주시한다면 수달과 눈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한 거구의 사진작가도 몇 주간 잠복한 끝에 수달 가족을 렌즈에 담으셨더랬죠. 그런데 수달 입장에서 보면 ‘웬 곰인가’ 하며, 얼마나 놀랐을까 싶은 상황이었습니다. △이쁜이들과 꼬불꼬불 벽화 나들이도 외국인들이 지하철에 ‘그래피티’를 하고서는 토꼈다는 기사를 보셨나요? 그런데 막상 그 작품들을 보니 지하철 환풍구를 뚫고 들어가 그리는 열정이었더라면 더 근사하게 그리지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습니다. 물론 불법에 대한 책임은 져야겠지만요.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최근 한옥마을에도 자만벽화마을이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이화마을, 통영 동피랑, 안동 신세동 벽화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 등 벽화를 그린 동네는 참 많은데 이곳이 베스트 3로 꼽을 만하다는 블로거도 봤습니다만, 한복을 입고 벽화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관광객이 내가 될 수 있다면 어찌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참고로 “헛둘 헛둘”하며 애견 동반 나들이도 무리 없이 가능하답니다. 토토로 그림 앞에서 이쁜이들과 한 컷 찍어보고, 비빔밥와플도 즐겨봐도 괜찮은 코스가 될 듯 합니다.


△“에효”가 주문처럼 따라붙는 칼국수집 한옥마을에 진짜 맛 집이 거의 사라졌다고 믿는 어설픈 식객 1인입니다. 상대적으로 소문이 덜 난 성심여고 후문 근처 허름한 옛날 손칼국수집이 나쁘지 않지 않습니다. 베테랑 칼국수는 이제 센트럴시티 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됐고, 서울에서도 먹어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도 재끼다 보면 남는 데가 별로 없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거든요. 그러니 문어꼬치와 오징어 통 튀김을 파는 곳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턴 이 집을 운영하는 할머니는 손이 엄청 크십니다. 밀가루로 직접 반죽한 면에 조개 등을 가득 넣은 국물로 3인분 같은 2인분을 주시거든요. 겉절이도 무한 리필. 할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에효”만 연발하는 사람들이 아마 꽤 될껄요. 063)231-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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