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김윤영, 정환봉

http://blog.naver.com/thsgysmd123/220225680640

1.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평소 뉴스를 보지 않으신다 할지라도 워낙 떠들썩하게 보도가 되었으니 한 번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2014년 2월에 벌어진 이 안타까운 사연은 송파구에 사는 세 모녀가 어머니의 골절부상으로 인한 실직과 큰 딸의 질병(당뇨와 고혈압)등을 이유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정말 죄송합니다." 라는 메모와 남은 모든 재산 70만원을 남긴 뒤 번개탄으로 자살하여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과 큰 숙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2. 유달리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이 부각되었던 건 대한민국 사회복지제도의 허점. 즉 복지의 사각지대가 고스란히 들어난 경우였기 때문입니다. 사회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정작 보호해야 될 사람들을 제대로 판별하여 작동하지 않은 채 그들이 재기할 수 있는 어떤 기회도 주지 않았고, 도리어 이 제도가 가난한 자들의 기회를 끊임없이 박탈하고 가둬버렸던 탓에 과연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3. '법'자체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이를 개정하겠다는 의지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복지가 절대적 진리라며 이를 옹호하기 위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이 사건을 보다 깊이 알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과 부수적으로 '있는 자'와 '없는 자' 간의 거리가 점차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오늘 날, 이 같은 사연을 공론화하여 논의를 해 볼 필요는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빈익빈 부익부가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에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위 계층으로 떨어질 수 있고, 그땐 이미 재기하기엔 매우 늦었다는 걸 이 책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별 볼일 없는 책(이 책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과 리뷰라 할지라도 이를 한 사람, 두 사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다보면 어느새 사회적 담론으로 이어져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민하고 다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 믿습니다. 4.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실효성이 없음을 '죽음'으로 증명한 송파 세 모녀의 사연을 간단히 다룬 뒤에 이어서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 복지제도는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죽음보다 불행한 삶'을 영위 해내고 있는 실제 수급자들의 삶은 어떤지, 마지막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도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곳곳에 존재하는 허점을 비판하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5. 처음엔 사건의 전말을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약자의 입장에 독자들이 공감을 하게끔 만들기 위해선 우선 그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어 감정을 이입하게끔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극적이고 감성적인 전개가 돋보이더군요.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저자의 호소하는 문체는 굉장히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1부에서만 유달리 일반 사회현상을 다루는 듯한 객관적(관찰자)문체에서 벗어나 일반인의 시각으로 쓰인 듯한 느낌의 글(격식체-합쇼체)로 전개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독자로 하여금 동일선상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2부 부터는 본격적으로 제도와 사회를 다뤄야하므로 서술체를 통한 전문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6. 상법, 세법, 민법 등을 깊이 있게는 하지 않았지만 입문수준으로 공부한 입장에서 이따금 법과 제도는 결국 공부해서 배운 사람들이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진 자들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곤 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가 관료들은 빈곤층을 구한다니 뭐니 하며 손을 뻗는 건 공익광고와 선거 때밖에 없다는 점에선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고, 신청을 해야만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법과 제도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정작 이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길이 없으니 말이죠. 7. 이런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보다보면 대한민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담론이 세부화 되었지만 아직도 개인적 차원으로의 전환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8. 중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턴 글에 실린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다소 사적이고 감정적인 개입 탓에 억지스럽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예컨대 '세 모녀법'이 세 모녀가 겪었던 일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한 복지 제도라면 '추정소득 부과 금지'같은 사안을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데, 수급권자 조건 완화라는 측면에서 이해가 가지는 않는 건 아니지만 그 이면에 발생하게 될 단점(경제적 측면 등)을 쉬쉬하며 세 모녀를 방패삼아 얼렁뚱땅 넘어가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확실했지만 과연 보편적 복지가 반드시 효과적인가에 대해선 회의감이 드는 바입니다. 9. '빈익빈(貧益貧)'이라는 ‘가난한 자가 더 가난해진다’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당장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쁜 이들 못지않게 담당 사회복지사의 수(數)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 또 굉장한 문제더군요. 수급자와 잠재수급자들을 담당해야 할 사회복지사가 본인이 정작 제대로 된 생활을 하고 있지 못하니 현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당장 눈앞에 닥친 일만 처리하느라 제도적인 개선에 노력해볼 겨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작 제도를 개정하는 건 어디서 뭘 하고 계시는지 모를 분들이 담당하고 있으니 모두가 답답할 노릇이겠죠. 비즈니스 세계에선 현장관리자에게 일정 권한을 위임하여 잘못된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개선하려는 추세인데, 정작 국가는 맨날 서로 틀렸다고 물고 늘어지기만 하니 비효율성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싶을 정도더군요. 10. (잡설) 부양의무자(간주부양비 문제), 추정소득 등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최하위지침인 보건복지부 국민기초생활보장 사업안내'에 적용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는 건 이보다 상위법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식적인 법 규정이 아님에도 가장 빈번한 이유로 꼽히는 이유는 왜일까요. 각 구청이나 주민센터 예산과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일까요. 자기 동네에서 수급자가 많을수록 예산에서 지출되는 비용은 증가하게 될 테니깐요. 초보자 수준의 근거 없는 추측이므로 이 분야에 대해 밝으신 분이 계시다면 몇 자 부탁드리겠습니다.

책과 영화, 그리고 사람을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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