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2020년 후지산(富士山) 라이트업 프로젝트

(사진은 참고 이미지입니다.)


일본의 상징, 후지산은 일본인들에게 유독 각별합니다. 단순한 고산의 의미를 넘어 이를 신격화 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쾌청한 날 후지산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뚜렷히 보려면 공덕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있으니까요.

일본의 한 벤처기업이 이 후지산에 오색찬란한 조명을 비추는 ‘후지산 라이트업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6년 전입니다. 조명장치를 전문으로 다루는 파이포토닉스는 2009년 눈 덮인 후지산의 꼭대기 부근을 저변에서 원격 조명 시스템으로 비추는 사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수년 간의 개발을 거쳐 올해 말에는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가고,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밤하늘에 떠오른 후지산’을 연출할 예정이었습니다. 저희 동네 근처 호수에서도 날씨가 좋은 날이면 후지산이 제법 잘 보이는 편이라서 내심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연내 실험계획 발표에 반대 여론이 빗발쳤기 때문입니다. 자연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사람들에게서 "그만두면 좋겠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광해(光害)로 인해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지 않게 되고, 인근 농가의 농작물 피해도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후지산 인근의 시즈오카현은 녹차를 비롯한 각종 농산물 재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조명 탓에 수면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에너지 낭비라는 지적도 나왔고요. 더구나 일본 환경청은 1998년 광해 대책 가이드라인을 통해 "도시의 불빛에 의해 별이 보이지 않게되는 현상을 가벼운 오염으로 정의하고 지방 자치 단체와 사업자에도 지침을 기반으로 역할과 책임을 지도록 요구한다”는 지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단순히 로맨틱한 계획이라 여겨졌던 라이트업 프로젝트가 흔들리게 된 이유입니다. 결국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파이포토닉스의 이케다 다카히로 대표는 23일 이 프로젝트를 전면 백지화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후지산의 세계 유산 등록과 도쿄 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후지산에 조명을 밝히겠다는 꿈을 갖고 지금까지 실현을 위해 각 방면으로 노력해 왔다”면서 “이번에 많은 반대 의견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모두를 기쁘게 하기 위해 시작한 일인 만큼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이를 수행할 생각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환경 보전이라는 측면을 무의식적으로 잊고 지낸 이기심이 있던 건 아닌가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후지산을 보지 못하게 된 건 안타깝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후지산은 원래 있던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주말엔 인근 호수에 산책을 가야겠습니다. 운이 좋다면 후지산의 뚜렷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From Tokyo to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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