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이야기

한 입 크게 배어무니 입 안이 금세 살 쪘다. 만두로 입 안을 가득 채운 느낌은 기분 나쁘지 않다. 먹은 만두의 속은 잡내가 나지않고 옅은 선홍색을 띤 질 좋은 돼지고기를 다져 넣었다. 고기에선 윤기가 흘렀다. 그리고 신선한 숙주와 아삭한 재료로 식감을 더했다. 기본적인 속 재료로 맛의 중심을 잡고 은은하게 매운 삭힌 고추를 넣어서 끈임없이 혀를 자극해 질리지 않게 했다. 나는 매운 걸 즐겨 먹기에 김치도 양념을 손으로 꾹 빼서 같이 넣었다. 이내 손이 벌겋게 물들어 바로 씻었다. 그리고 평소 잘 보이지 않던(이렇게 큰 게 눈에 보이지 않고 어디에 있었는지)큰 냄비에 송송히 물기가 잘 빠진 재료를 담았다. 갖은 앙념으로 맛을 내고 재료가 잘 뭉치도록 계란도 두어개 깼다.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재료를 섞어가며 집에 있는 온갖 재료를 더했다. 우리엄만 '맛있어라, 맛있어라.' 속으로 욌다. 주문이라고 한다. 아! 만두를 만드는 건 이제부터 시작이다. 만두피는 가까운 마트에서(만두속이 많아서 다시 한 번 갔다)샀다. 만두를 빚어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나타난다. 모양새를 신경쓰는 지, 양을 정확히 따지는 지, 주변이 지저분해 지는 지, 만두는 먹는 줄만 안다는 지. 아무튼 우리집은 대체로 만두 모양새가 깔끔했고 속을 많이 채웠다. 저녁식사 시간 쯤 시작해서 자정을 조금 넘어 만두를 다 쪄냈다. 역시 이번에도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다. 만두를 찐 열기로 주방에 온통 스팀 열기가 퍼졌고, 모든 창문에 김이 서려 있었다. 추운 날씨인지라 넓은 쟁반에 담아 배란다로 옮겨 뒀다(그 다음날 냉동실에 담아 넣었다). 그 뒤로 서너개씩 렌지에 돌려 먹기도 하고 라면에 넣어 먹고 떡국에도 근사하게 넣어 먹었다. 만두로 가득 찬 용기를 보면 뿌듯하고 괜히 미소가 지어졌다. 만두를 만들던 날 우리집은 정말 따듯했다. '맛있어라, 맛있어라.' 외던 엄마 목소리가 지금도 내 안에 훈하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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