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쓸모한 것들의 쓸모

흡연은 흔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의 가치가 가치생산력으로 일원화되고 시간의 가치가 시급과 등가적이라고 보는 사회에서는, 맞는 말이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노동에 대한 모욕이자 나태에 대한 경배다. 그리고 그런 사회에 따르면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따라서 흡연은 불경스럽기까지 하다. 담배는 비생산적인 것을 넘어서 생산성을 저해시킨다. 담배 피우러 나간 사람은 전화를 받지 않음으로써 일을 지연시키는 몰지각한 사람이다. 그리고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단축시킴으로써 - 한 개피 당 6분 - 국가의 경제활동인구를 감소시킨다. 담배가 비생산적이며 비효율적인 발명품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쓸모함이야말로 담배의 가치다. 담배에 불을 붙임으로써 흡연가는 시간당 재화나 서비스를 얼마나 생산될 수 있는가가 유일한 기준이 되는 사회에 의문을 던진다. 그래서 거창하게 말하면 흡연은 노동에 대한 반격이다. 손가락에 위태롭게 고정된 담배는 그들의 창이며, 그 창끝에서 타오르는 불은 반격의 횃불이다. 휴가 나온 군인이 부대 안에서의 업무를 잊듯 담배를 피우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직장인, 그리고 모든 노동자는 흡연하는 동안 그들을 짓눌러오던 업무에서 벗어난다. 이 순간 그들은 사원, 대리, 과장, 부장, 이사의 이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목구멍으로 침투하는 연기는 잊어왔던 감각을 일깨우고 호흡을 의식하게 한다. 담배를 통해서 그동안 외면해오던 '순수한 나'를 회복하는 때, 이들은 생산성 제일주의의 사회로부터 한 걸음 벗어나 자유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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