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 또다시

"정말이지 한 때는 어디선가 저 여자가 보고 있겠거니 생각하면 코를 풀 때도 세게 안 했고,

후룩 칼국수를 거칠게 먹다가도 후루룩 소리를 가다듬었다.

다시 저 여자를 서울에서 만나고 나서는 줄곧 저 여자의 마음을 다 내게로 오게만 할 수 있다면

다른 일은 아무래도 좋을 것만 같았다. 왜 그리 간절했을까."

"혼자 있어도 고개를 자주 숙이는 목선은 그 사람의 운명도 고개 숙이게 하는 건 아닌지,

여럿 속에서 고개를 한껏 쳐드는 목선은 그 주인의 운명을 고개들게 하는 건 아닌지.

숙임과 듦 사이엔 무엇이 있는지, 나아감과 물러섬 중 무엇이 더 적극적인지,

가질 수 있는데도 놓기란, 나아갈 수 있는데도 물러서기란 힘들어,

나, 그 여자 목선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본다."

"삶이란 기다림만 배우면 반은 안 것이나 다름없다는데... 그럴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뭔가를 기다리지. 받아들이기 위해서 죽음까지도 기다리지.

떠날 땐 돌아오기를, 오늘은 내일을, 넘어져서는 일어서기를, 나는 너를..."

"오로지 너에 그토록 집중할 수 있었다니

그때는 너만 있으면 되어서

너만 아름다워서

어떤 식으로든 너의 곁에 존재하고 싶었기에.

나, 그들을 만나 불행했다.

그리고 그 불행으로 그 시절을 견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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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그런 소설이 있다. 읽다가 그만 저도 모르게 창밖을 바라보도록 만드는 소설이,

읽는 동안 자꾸 콧등이 시큰해져서 책장을 덮고 숨을 고르게 만드는 소설이, 책장을 덮고도

도저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한동안 거리를 배회하게 만드는 소설이, 표지만 바라봐도

가슴 한쪽이 무너지고 말 것 같은 소설이.

또한, 여러 번 거듭해 읽어도 변함없이 저릿저릿하는, 아니,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많이 울게 만드는 소설이 있다.

아주 천천히, 그 누군가를 잊어버릴만큼 느리게 연애소설 읽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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