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언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저자 댄 주래프스키 / 어크로스 / 2015.03.25 / 페이지 408

저자 프로필 사진만 봐도 뭔가 익살스러운 느낌이 물씬~ 그래서 이 책에 호기심이 더 동했던 것 같아요. 언어학 교수가 음식의 언어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광둥어 연구도 했던 적이 있고, 중국계 미국인 아내를 두고 있으며, 용광로 같은 문화 집결지인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환경이 어우러져 (무엇보다 음식을 좋아하는군요!) 이렇게 특색있는 주제가 탄생되었군요.

식사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구성 방식 재밌네요. <음식의 언어>는 그저 음식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에요. 음식과 관련한 언어는 그 음식의 기원은 물론이고 각 문화 사이를, 고대와 현대의 문화 충돌을, 인간의 인지, 사회, 진화를 알게 해주는 은밀한 힌트라고 합니다.

저는 메뉴 읽기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판만 봐도 머리가 어질거리는데 이 책 덕분에 이제 어떤 메뉴판을 접하더라도 자신 있게 들여다보겠더라고요. 게다가 메뉴 언어의 비밀을 알고 나니 앞으로는 메뉴판 볼 때마다 은근슬쩍 그곳의 품격(?)을 예측할 듯도 하네요. 비싼 레스토랑일수록 음식 출처를 기록하고, 고객의 선택권이 적고, 단어 길이가 깁니다. 저렴한 곳일수록 요리 크기 등 가짓수가 많아지고 단어길이는 짧아지고, 모호하고 긍정적인 단어가 많이 쓰입니다. 맛있는, 맛깔스러운, 오독오독한 등의 형용사가 쓰이지요. 고급 레스토랑은 음식이 당연히 신선하고 맛있을 거라는 전제하에 그 부분은 굳이 표기하지 않게 되고요.

케첩을 통해 세계화와 강대국의 의미를 짚어내기도 합니다. 미국의 국민소스 케첩이 실은 중국산이었대요. 원래의 케첩은 발효 생선 소스였는데 이후 오랜 세월을 지나 생선이 빠지는 대신 토마토를 사용하게 되면서, 그리고 달콤하고 걸죽한 소스를 좋아하는 미국인 입맛에 따라 조리법이 응용된 것이었어요. 여기까지만 알면 그저 재미있는 상식 정도로 끝나겠지요. 미국의 국민소스가 결국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케첩의 역사는 통찰력을 토대로 세계경제사를 보게 합니다. 중국이 산업혁명 이전까지 교역에 대한 세계 경제를 지배했다는 의미입니다. 당시 세계교역 대부분이 중국에서만 이뤄졌기에, 유럽이 신세계를 그토록 열망하고 식민지화한 것은 아시아 수출품에 대한 유럽의 욕망과 은을 향한 중국인들의 욕망 때문이었던 거예요. 결국 세계화 이야기입니다. 세계적 강대국이 중국이었다는 것. 중국 경제력의 상징으로서의 케찹을 생각하게 됩니다.

식품 광고에 쓰이는 언어를 통찰하는 파트도 재밌네요. 건강에 대한 터무니없는 강조는 제조자들도 그 제품의 영양학적 가치에 회의적인 시선을 인정하는 꼴입니다. ~없다는 부정적 단어가 많이 들어갈수록 제품 가격은 올라가고요. 단어 소리에 의미를 담고 있는 음 상징은 마케팅과 브랜딩에 중요하게 활용된다는 점도 짚어줍니다. 모음의 영향을 더 심하게 받는다 하네요. 전설모음을 작고 얇고 가벼운 것들에, 후설모음은 크고 무겁고 견고한 것들에 연결된다 해요. 책에서 예시를 보여주는데 정말 고개가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이런 법칙이 숨어있었다니.

나라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미국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가벼웠던 디저트도 묵직해지더군요. 그저 사과 한 개가 아닌 이런저런 소스를 뿌리고 얹고. 다양한 음식 언어를 통해 언어에 숨겨진 미묘한 힌트를 찾고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 <음식의 언어>. 현대 음식 언어에는 동서양의 위대한 만남이 숨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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