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나'를 스페셜리스트로 만들어 준 책

세 번째 스무살(60)을 맞이하는 이장우 박사는 ‘오래하는 사람이 이긴다’라는 지론을 펼친다. 이 박사는 ‘1975년 대학입학당시 2만 명 수험생 다 모아놓으면 현재는 내가 공부를 제일 잘할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그가 말하는 ‘진짜 공부’란 무엇을 의미할까? 3M의 자회사인 이메이션코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현재는 아이디어 닥터, 브랜드마케팅 전문 1인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장우 박사를 그의 서재에서 만났다. Q. 경영학, 공연예술학, 디자인학 박사, 6개 국어 구사 등 ‘공부’에 일가견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좋아하셨나요? 학창시절에는 그렇게 잘하지 않았어요. 대학교 다니면서도 공부를 많이 했지만 학점 잘 받기 위한 의무적인 공부라고 볼 수 있잖아요. 사회에 나와 직장을 다니면서 비즈니스에 필요한 마케팅이나 경영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죠. Q. 대한민국 사회에서 직장을 다니며 공부하기란 어려운 일 아닌가요?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자기 agenda(우선순위)가 있잖아요. 필요하면 할 수 있다는 거죠. 바빠서 못한다는 말은 자기합리화라고 볼 수도 있어요. 직장인들이 2~3시간 술자리를 가지면서도 그렇게 공부에 투자하지는 않잖아요. 직장생활에 공부가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확신하지 못하니까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거죠. Q. 그렇다면 박사님께서는 공부를 최우선순위로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 제가 한국 3M에 82년 입사했을 때 상사가 정민영 본부장이었어요. 나중에 존슨 앤 존슨 사장이 된 분인데 제가 20대 중반 영업사원이었을 때부터 저를 교육시키셨어요. 처음에는 공부하라고 닦달을 하니까 싫었죠. 그런데 그런 교육적인 회사환경에서 공부하고 책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세계최고의 브랜드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34년이라는 시간동안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Q. 브랜드마케팅뿐만 아니라 커피, 맥주, 치즈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시는 등 다양한 영역을 섭렵하고 계신데? ​ 영역을 옮긴 건 아니에요. 브랜드마케팅이 뿌리라고 볼 수 있죠. 뿌리가 깊을수록 매달릴 수 있는게 많아지듯 다양한 일을 하면서도 뿌리는 더 단단해 진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현대를 디지털시대라고 말하지만 저는 아날로그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이어령 교수님이 디지로그라는 말을 사용하셨는데, 아날로그가 수천 년 만에 날개를 단 겁니다. 디지털은 플랫폼이고 본질인 콘텐츠는 아날로그라는 말이죠. 결국 콘텐츠 싸움이거든요. 최근에도 다방면의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데 계속 여러 분야를 도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브렌드마케팅을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정체성은 변함이 없죠. Q. 뿌리의 원천이 독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 년에 수백 권의 책을 읽으실 정도로 다독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시간관리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특별한건 없습니다. 회사 다닐 때 스티븐 코비(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의 저서와 프랭클린 플랜더를 통해 훈련을 많이 받았죠.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체화가 됐어요. 독서도 다독만 하지 않고 정독을 같이 합니다. 새로 접하는 분야는 다독을 할 수가 없죠. 같은 분야의 책을 몇 권 읽다보면 속도가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다독이 가능합니다. 그러다가 또 어려운 책을 만나면 굉장히 헤매잖아요. 혼합형이에요. 모든 책을 속독할 수는 없으니까. 시간 관리도 즐길 수 있는 것은 즐기면서 실현가능한 일을 계획하고 진행합니다. 제 삶의 철학이 현실주의에요. 이상적인 생활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문제는 그런 삶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오래하는게 이기는 거다’라는 생각으로 저만의 길을 터득했다고 볼 수 있지요.(웃음) Q.‘독서경영’이라는 개념을 대한민국에 최초로 도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지금 기업에서 진행하는 독서경영 같은 형태는 아니었죠. 이메이션코리아의 대표직을 맡고 있을 때 직원들의 창의성과 사고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방법이 독서만한 게 없겠다싶어 책값을 회사에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 이유는 책을 통해 영감을 받고 서로 공감하기 위한 과정이었는데 다른 회사들이 오용하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기능적으로 전락한거죠. 점수매기고 리포터 받고 몇 개월 만에 효과를 보려고 하니까 숙제로 변해 버린 거예요. 평가의 대상이 되어버린 거고. 인간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평가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Q. 독서의 중요성은 모든 사람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책 읽기’를 부담으로 느끼는데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독서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책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책 100권을 읽는다고 삶의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책을 읽지 못해 부담을 가지기 전,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사회는 남을 인정하지 않아요. 잘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내가 배워서 더 고수가 되면 좋은데 인정을 하지 않으니까 다음단계로 넘어가지를 못하는 거예요. 그거 해서 뭐해, 그러고 말거든요. 하지만 남을 인정할 줄 알아야 더 큰 배움도 가능하고 겸손할 수도 있어요. Q.그렇다면 박사님이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지식의 공동체적 공유 모델이 있으신가요? ​ 개인적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들은 선비였다고 생각해요. 물질을 탐닉하지 않고 물 한 그릇만 떠놓고 보리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 학문에 정진했잖아요. 조선왕조가 500년이라는 세월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런 정신력이 바탕이었기 때문이겠죠. 많은 사람이 지금 우리시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데, 모든 것을 자본의 가치로 평가하기 때문이에요. 행복도 오판하는 거죠. 큰 부를 이루면 행복할거라고. 저는 아직도 개천에서 용이 난다고 믿습니다. 책을 통해 공부의 영감을 얻고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지성이 많아질수록 개천에서 용이 날 가능성이 더 커지겠지요. Q. 세 번째 20대를 맞이하는 인생의 선배님으로서 이 시대의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심플합니다.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옛날에는 미국에서 박사 학위 따고 귀국하면 신문에 나왔어요. 그런데 지금은 하버드에서 박사를 받아도 관심이 없어요. 현대는 수요 공급의 원리에서 불리한 시대에요. 좋은 인재가 많고 서로의 실력이 간발의 차이니까 더욱더 자기 분야를 전문화 하는 수밖에 없지요. 전문인이 된다고해서 거만해지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인간의 삶은 하루하루 원숙해지는 겁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배우고 깨달을수록 ‘내가 정말 미천하구나, 미생이구나, 별것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알아가는 거죠. 가끔은 저도 새로 공부하는 분야의 책을 보며 약이 올라요. ‘이놈들 벌써 공부해서 책을 다써놨잖아, 나는 이제 눈을 떴는데’(웃음) 어느 분야나 선각자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깨닫죠. 난 별것 아니네. 난 별것 아니에요 사실. Q. 어떤 미래를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나이가 들면 지속하기가 어려운데 감사하게도 저를 찾는 분들이 아직은 많아요. 개인적으로 도전이고 꿈이지만 브랜드코치로 일을 계속 하는게 꿈이죠. 기업이라는 브랜드에 물을 주고 시대에 맞는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길 기대합니다. blog.naver.com/brandom

Idea Doctor 이장우 박사 Brand Coach, Fashion & Food Curator DreamTeller, LifesStyle Cu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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