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육아수당은 기본법 불합치일까?

독일에 아궁이 프리미엄(Herdprämie).. 아니, 육아수당(Betreuungsgeld)이라고 있다. 2살-3살 사이의 아이를 유아원(참조 1)에 보내지 않는 경우 아버지나 어머니가 한 달 150 유로씩 받는 일종의 보조금이다.



좋게 들리는가? 여기에 대해 함부르크가 연방헌재에 이 육아수당이 기본법에 불합치한다고 소를 제기했고 최근, 제1심리가 열렸었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불합치이다. 자, 자세히 알아보자.



함부르크가 제기한 불합치 이유는 크게 3가지 정도다. 이 육아수당은, (1) 아이들을 유아원, 혹은 비슷한 교육 시설로 보내기보다는 집에 가둬놓는 인센티브 역할을 하고 있으며, (2) 연방정부의 관할권에 속하는 정책이 아니고, (3) 남녀가 동등한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기본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다.



오히려 잘못된 인센티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이 육아수당을 독일 국적 부모는 물론이거니와 이민자 부모들이 이 수당을 타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에 있다. 아이들 독일어 교육을 시켜야 하거늘 말이다. 가만, 그러면 국적별로 차별을 두면 안 됐을까? ...그랬다면 카를수루어(독일연방헌재)가 아니라 룩셈부르크(ECJ)에서 재판을 해야 했을지도 모를 일. (물론 상대적으로 외국인이 많아 보인다는 것이지 절대적으로는 당연 독일 국적 부모가 압도적이다.)



연방정부의 관할권 문제는 확실히 독일 연방헌재가 해석을 요구할 일이다. 독일 기본법 제72조 제2항(참조 2)이 바로 연방정부가 제정할 수 있는 법의 범위를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Bundesgebiet의 단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연방에서 정하는 법이라면 그 대상이 연방 전체이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자, 육아 환경이 각 란트(Land)마다 다를 텐데 일률적으로 얼마씩 줘야 한다고까지 연방에서 결정해야 할까? 이해하기 어렵다면, 범위를 넓히면 된다. EU 각 국가마다 사정이 다를 텐데, 브뤼셀의 EC가 일률적으로 150유로씩 육아수당을 정할 수 있을까?



세 번째는 좀 까다롭다. 이 법의 혜택을 받는 35만 명 중 여자 비율이 95%이기 때문이다. 이토록 압도적으로 여자가 많이 혜택을 보기 때문에 오히려 전통적인 남녀 역할을 고착화 시키는 법이라는 평가가 나오니, 따라서 이 법은 기본법에 불합치하다는 판단이다. 이 말을 내가 했냐? 아니다. 연방헌재의 여자 판사가 한 말이다(참조 4).



그래서 연방헌재의 분위기는 불합치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 아이러니한 스토리가 하나 더 있다. 원래 이 법은 보수파끼리의 연정이었던 흑노(CDU/FDP) 연정에서 제정했었고(2012년), 당시 야당이었던 좌파의 SPD가 위헌 제소를 준비중이었다. 그 위헌 제소를 준비중이었던 인물이 슈베지히(Manuela Schwesig).


(여담이지만, 기사 사진에 나오는 여자 판사는 슈베지히 판사가 아니라 가브리엘레 브리츠(Gabriele Britz) 판사다.)



바로 현재 대연정(CDU/SPD)의 여성노약자가정부 장관이다. 장관으로서 그녀는 정부를 대표하여 연방헌재에서 이 법의 존치를 주장해야 하는 입장. 정말 인생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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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Kita라고 한다. Kindertagesstätte를 줄여서 부르는 말인데, 유아 데이케어로 해석할 수 있겠다.


2. 독일기본법: http://www.gesetze-im-internet.de/gg/BJNR000010949.html


3. Betreuungsgeld Ein Fall für Karlsruhe: http://www.faz.net/aktuell/politik/inland/betreuungsgeld-ein-fall-fuer-karlsruhe-13537815.html


4. Bundesverfassungsgericht Karlsruher Richter rütteln am Betreuungsgeld: http://www.sueddeutsche.de/politik/bundesverfassungsgericht-karlsruher-richter-ruetteln-am-betreuungsgeld-1.2434443 연방헌재의 Susanne Baer 판사가 한 말로서, 마지막 단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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