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출신 ‘논증적 글쓰기 교육 전문가’인 신우성글쓰기본부(www.swswriting.com)의 신향식 대표가 공익 차원에서 ‘독일 글쓰기 교육’을 주제로 기사를 보내왔습니다. 신 대표는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독일 현지 취재와 국내에 있는 독일 교육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독일의 선진적인 글쓰기 문화를 소개합니다.>
“아시아 사람들은 결론을 바로 드러내지 않고 빙빙 돌려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의 글에서는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엇비슷한 내용을 두루뭉술하게 나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쯤에서 결론이 나와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하면서 갸우뚱하게 됩니다.”
3월 31일 낮 11시,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한국외국어대 본관 3층 오스트리아 도서관 응접실. 독일 예나 출신으로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에 재직 중인 안야 셰르핀스키(Anja Scherpinski․여․37) 교수는 아시아 문화권의 글쓰기를 이렇게 말했다. 기자가 “정확하고 의미 있는 지적”이라고 하자, 안야 교수는 종이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글쓰기 문화에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미국 교육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중국 사람들에 비해서는 글의 핵심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려고 애를 쓰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럽 기준으로 본다면 아직도 한국인들은 글을 쓸 때에 주제의 명확성을 더 강화해야 합니다.”
안야 교수는 “한국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만 읽어보아도 유럽에 비해 글의 요점이 불분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결론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글을 쓰게 하려고 학생들에 독일식 문장 구조를 숙지하도록 지도한다”고 말했다.
“2년 전에는 학생들에게 한국과 독일의 글을 비교하게 한 적도 있습니다. 문장 표현에서 문화적으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파악하게 한 뒤 어떻게 글을 전개하는 게 좋겠는지 스스로 고민하게 한 것입니다.”
독일의 김나지움(한국의 인문계 고교)과 대학에서 독일어와 경제학을 전공한 안야 교수는 2007년에 상하이의 한 대학에서 8개월 가량 독일어를 가르친 뒤 한국외국어대학으로 옮겼다. 한국인과 결혼한 안야 교수는 돌을 앞둔 딸을 하나 두고 있다.
안야 교수는 “아기가 한국어와 독일어를 다 접하다보니까 어떤 언어를 처음으로 말할지 궁금하였는데 ‘아이고!’를 가장 먼저 썼다”면서 “그 원인이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아이고 귀여워’ 하고 되풀이하여 말한 데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야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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