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우울할까?" 고민이라면, 손창섭

손창섭. 1922년에 태어난 현대 소설가이다.

교과서에 실린적은, 아마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은 소설가.

시중에서 파는 손창섭의 소설은 문학과비평사의 '비오는 날'과 민음사의 '잉여인간' 정도.

두 권 다 단편집이고, 내가 보니 내용에 전혀 차이가 없다.

그만큼 발표했던 소설이 적었던 걸까? 활동 기간으로만 봐서는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참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하나인데

되게 많이 안알려져서 아쉽다.

사실 나도 어쩌다 알게 됐는지 기억이 안난다ㅋ

손창섭의 소설 전반에는 그 어떤 우울함보다 깊은, 인간의 본성에 맛닿은 우울함이 있다.

따라서 글루미(gloomy)나 멜랑꼴리(melancholy)보다는 니힐리즘(nihilism)이 어울린다.

어려운 소린 제쳐두고 그 느낌을 말하자면은,

'죽고 싶다. 죽음을 더 선호한다기 보다는, 살아남는 것에 지쳤다.'

'저들은 왜 살려고 하는가? 나는 오히려 그것이 의문이다. 삶에 어떤 의미라는 것이 있단 말인가? 내가 볼 때엔 저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삶이 짐스러워 보일 뿐인데.'

하는 식이다.

손창섭 단편의 모든 주인공들(딱 하나, '잉여인간'만 빼고)과 또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 생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몰인간성...

그들은 그저 '살아 있기에' 살아 남는다.

말을 걸기에 대꾸를 하고, 달리 생각하기 귀찮아 걷는다.

극도로 우울한 그의 글들을 읽다보면 - 뭐든지 극한까지 간 것을 보면 으레 그렇듯이 -

무언가 시원하게 해소되는 듯한 카타르시스가 온다.

인물들이 나 대신 더 우울하고, 나 대신 더 한심해 주는 듯한 느낌,

알 수 없던 우울함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나는 듯한 느낌.

만약 내가 우울증인가 의심된다면,

병원에 가보기 전에 먼저 손창섭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아마도 두 가지 반응 중 하나가 나올 것이다.

'우~ 난 이런 사람은 아니야...'하며 훌훌 털어버리던지,

아니면 정말 확실히 우울증에 걸리던지

덧.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해진 인간을 그리던 손창섭은

아이러니하게도 장수해서 2010년, 만 88살의 나이로 죽었다ㅋ 님 뭐임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이공계생. 오만하며 게으름.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지식만을 제공하는 종류의 글은 쓰지 못함. 모든 것에 금방 질리고, 스스로 뻔해 지는 것을 두려워함. 늘 새로움에 목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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