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를 잃고 방황하는 한 주간의 ‘댓글이슈’

지난주 ‘댓글잇슈’로 끙끙 댈 때, 지인은 “왜 사서 고생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엉성하고 허술하기 그지없는 캐릭터는 온몸을 비틀어대며 “18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의 블랙 코미디 댓글러를 발굴하고 싶다”며 나름 비장한 각오를 밝혔는데, 그런 와중에 책상에서 엎어져 자는 일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모터(모더레이터의 줄임말)의 표류기에 소소한 위안을 던져준 댓글을 몇 개 소개해봅니다.

1) 헤어스타일 모더레이터이신@hairtrend 님의 ‘1500만원 짜리 귀두컷’ 카드입니다. 카드인즉슨, 법원이 포경수술 중 성기 일부를 절단한 의사에게 1500여 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는 내용이었죠. 그랬더니@onsure 님께서 ‘삼가 고 귀두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댓글을 달아주셔서, 차마 크게 웃지는 못하고 심심한 유감을 참다가 눈물날 뻔 했다는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2) 정치·시사 블로거로 유명하신@impeter 님께선 ‘박근혜 대통령의 아픈 소식이 수상한 이유’라는 카드를 써주셨습니다. 그랬더니@mmajm1227 님께서 ‘원래 휴가 가서 놀다가 자대 복귀하면 아플 때 있음’이라고 코멘트를 하셨네요.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격하게 공감하셨을듯. 유쾌한 웃음이 번지는 댓글이었지만, 씁쓸해지기도 했습니다.

3) 전직 기자들이 팩트만 짚어주는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인@factollblog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과 관련 언론사들의 기사를 요약한 카드(“링거 순방 강행군”(동아) ↔ “머리 아픈 귀국길”(경향))를 내놓았습니다. 이에@jeter39 님께서는 ‘이런 상황을 머리 아파하는 국민들부터 생각하시길’이라고 따끔한 일침을 놓아주셨네요.

4) 지난주@Marktetto 님의 ‘네팔을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글에는, 빙글러들의 수많은 댓글들이 이어졌습니다. 이 가운데 야구의 모더레이터이신@greenfactory99 님께서는 네팔 기부를 위한 구체적인 팁을 알려주시기도 하셨어요. 네이버의 해피빈으로도 소액 기부할 수 있다며, 상세한 온라인 주소 링크까지 달아주셨거든요. 이런 댓글도 진심으로 환영합니닷!!

참고로 지난주 핑클 재회 관련한 글은 3건, 네팔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똑같은 글도 2건 올라왔습니다. 최근 카드가 많아지면서, 이미 올라온 글이 중복해서 올라오는 경우가 적지 않네요. 굳이 카드 내리시라고는 안하겠지만, 카드 올리실 땐 미리 검색해보는 센스를 장착해보면 어떨까요. 이외에도 뉴스와 이슈는, 이슈라는 단어 때문에 빙글러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향돼 있는 시선을 담은 카드라면 두루 공감을 얻긴 힘든 측면이 있겠죠?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책에서 이런 메시지를 던집니다. 정치인들의 의사 표출 방식, 즉 '싸가지 결핍증'이 바뀌지 않으면 요지부동 세력들을 절대 움직일 수 없으며, 그것이 진보를 죽이는 역설이 발생한다고요. 저 역시 싸가지론을 맹신까지는 하지 않지만, 존중하는 태도 없이 논리로 상대방을 제압한다고 해도 결코 생각까지 바뀌게 할 수는 없다는 걸 경험으로 익혔습니다. 이것은 진보와 보수 모두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진영을 숭배하거나 존경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존중하고 성찰해야 답이 얻을 수 있지 않나 합니다. 그런 연장선에서 빙글러들의 품위 있는 의견 개진을 꾸준히 이어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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