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좋은시-욕조에서 책 읽는 여자/김혜영

욕조에서 책 읽는 여자

김혜영

일요일 오후 쇼핑을 다녀온 후

욕조에 영혼을 눕히는 연인

창가에 토닥토닥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팔꿈치를 들어 올린 왼팔이 외로워

오른손은 유방을 동그랗게 감싸고

가만히 물방울을 응시하는

눈빛은 호랑이를 기다리는데

색소폰을 부는 남자의 호흡

느릿느릿 욕실 벽을 넘어

뭉실뭉실 안개를 피워놓았어

그녀의 머리카락이

야윈 어깨 위로 흘러내리고

책장을 넘기는 그녀의 손

물갈퀴처럼 숲을 더듬는다

욕조에 가득한 비누 거품들

미끈거리는 물고기 몸을 감쌌지

욕조 바닥 뚜껑을 열었더니

낯선 타인처럼 떠나가는 물고기

나른한 색소폰의 둥근 화음 속으로

위대한 일도 사소한 일도 없이

고양이는 낮잠에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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