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지난 5월 9일. 안타까운 소식 하나를 들었다.세월호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5월 8일 어버이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였다. 각종 언론은 잇따라 후속 보도를 내었고, 나름대로의 분석기사도 내며 베르테르효과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당연히 살았어야 하는 한 생명이 없어지는 모습을 우리 ‘모두’가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빨리 이 책을 읽을 걸 그랬다. 그랬다면 이 기사를 이제야 떠올린 나를 스스로 질책하는 것도 아쉬움도 슬픔도 분노의 감정도 이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 같다. <창비>의 책읽는당 11기로 선정되어 읽은 책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는 사실 지인의 추천으로 인해 읽으려고 사두었던 책이었다. 신청했다는 사실도 잊고 새로 산 책 앞부분을 읽으며 ‘감정의 소모가 많은 책이겠구나.’생각하던 찰나에 책이 배송되어 왔다. 남은 책은 ‘앞부분만 읽었는데도 눈물이나요.’라는 코멘트와 함께 다른 지인에게 넘겼다. 이 말은 결국 거짓이 되었다. 왜냐하면 읽는 내내 눈물과 가슴 먹먹함을 숨길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시인인 진은영 선생님과 정신과전문의 정혜신 선생님의 대담으로 이루어져있다. 예전부터 고문 피해자와 쌍용 자동차 파업자들을 위해 상담을 하시던 정혜신 선생님이 세월호 사건 이후 안산에 ‘이웃’이라는 공동체 공간을 만들고 세월호 사건의 모든 피해자들을 상담 치료 하는 모습과 함께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트라우마는 우리가 일반 스트레스와 다른 개념으로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망가져가는 일을 말한다. 견디어 이겨내면 성숙해지는 고통과는 달리 그 고통이 삶을 잡아먹어 버리고, 다시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그렇기에 정혜신 선생님은 트라우마의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그들의 고통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그들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역설한다. 마음 속 깊숙이 그 트라우마를 치료하지 못한체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나는 너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참고 견뎠는데 이까짓 일로 너는 왜 그래?’라고 생각하게 되는 “냉혈한”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크나큰 위험요소가 된다. 사회 전체적으로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관심을 가지는 것,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한다. 세월호사건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한순간에 그들의 삶도 모두 침몰해 버렸을 것이다. 책에서 표현하기로는 그들의 시간 역시 물속에 가라앉은 2014년 4월 16일에 멈췄다고 말한다. 지난 5월 8일 죽은 자식을 따라간 아버지 역시 저 시간에 멈춰 있다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 모든게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음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 분이 조금만 용기를 내 다가왔더라면,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다가갔더라면 이런 비극적인 일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1년 동안 발버둥 치는 척 하지만 여전히 물속에 가라앉아있는 대한민국.언제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평범하지만 특별한, 특별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