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에 대해 '본질적인 것'이며, '현기증'과 같다고 설명한다. 불안은 존재의 막연한 일부이며,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면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그러니까, 키에르케고르가 보기에 불안이란, 우리의 감정처럼 영혼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자유롭기 때문에 도드라지는 징후다. 갈림길이 없이, 선택할 무엇이 없이 앞일이 정해져 있다면 불안은 솟구치지 않는다. 미래가 지독한 고통만으로도 이루어져 있다고 확신하더라도, 그때 마음 속에서일어나는 것은 불안이 아니라 그저 공포다.

다르게 말하자면 불안은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에 대한 욕망이다. 분열증상을 보이는 누군가 앞에서 나는 선택하느니, 기다리느니 그저 파멸에 이르고자 하는 가속의 강박을 읽는다. 가능한 선택지를 모조리 뒤로 밀어내버리고 암흑을 선택하는 자의 필연을, 불가피한 두려움을 회피하고자 자신을 흩뜨러버리는 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일까. 다시 선택 자체에서 도피하는 일일까. 문제는 불안이 아니다. 달래는 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그 누군가를 잊어버릴만큼 느리게 연애소설 읽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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