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인척 여행객이 아닌, 그들과 같은 척 그들이 아닌 나

365일 정확히 1년을 채워온 나의 남미 여행. 많은 곳들을 들르면서 한 가지 생긴 습관이 있다. 저녁을 먹고 밤 10시쯤 되면 동네주민들이 몰려드는 광장이나 공원에 가서 맥주도 좋고 코카콜라도 좋고 더울 땐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즐겨 듣는 노래를 들으면서 벤치에 앉아 경치를 구경한다. 산책 나온 가족들, 비누방울을 쫓아다니는 꼬마아이들, 어딜 가나 있는 거리의 잡상인들, 키스하는 여인들, 길 한가운데서 퍼질러 자는 개 한 마리, 불량스러워 보이는 젊은이들, 마을을 지키는 보안관들, 홀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 할아버지, 다른 쪽에서 웅크리고 자는 개 두 마리, 마리화나를 파는 청년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고 있는 이방인. 여행객인척 여행객이 아닌, 그들과 같은 척 그들이 아닌 나. 매일 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원에서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음악과 그림들, 그리고 웃음들을 함께한다. 히피들도 경찰들도 여행객들도 모두 하나가 되어 그들만의 삶을 보낸다. 지구 반대편이라고 딱히 크게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도 않는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상스러운 오늘밤이 지나간다.

(이키토스Iquitos, 페루의 아마존 마을에서)

한 권의 책, 만 번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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