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본 리뷰는 스포를 함유하고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맨 처음 '쥬라기공원'을 봤을 때가 떠오른다. 거슬러 올라가면 초등학생 때일 것이다. 당시 난 광주광역시에서 살고 있었다. 영화라곤 '미이라'밖에 보지 못한, 시네마키드라고 부르기 민망한 정도의 영화 감상 경력을 가지고 있었을 때였다. 한창 영화의 재미에 푹 빠져 이것저것 검색해보는 것이 내 일과였다. 그러던 와중에 '쥬라기공원'이 내 눈에 들어왔었다. 혁명이었다. 내 눈앞에 공룡을 볼 수 있다니! 텍스트로만 접한 공룡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어린 나에게 충격이었다(지금같이 CG가 빈번하게 쓰이지 않던 시절이니까 가능했던 감상이었다). T-Rex가 주인공 주변을 서성이며 눈을 번뜩일때, 나도 같이 움츠리며 공룡에게 시선을 고정했었다. 스필버그는 어린 아이의 마음을 흔들고, 내동댕이 칠 줄 아는 나쁜 어른(?)이었다.

당시 '쥬라기공원'이 흥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기술력이었다. 맨 처음 영화가 출시되었을 때, 관객들이 공룡이 실제 존재한다고 믿을 만큼, 영화는 정교하게 공룡을 재현했다. 기술이 주는 경이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놀라운 것이었다. 쥬라기공원의 신화는 공룡들의 멋진 모습들, 그 당시에 실제로 '이렇게 존재했을 것이다'라는 것을 재현해주는 영화의 마법으로 만들어졌다. 더불어 가족들이 보기 부담스럽지 않은 간단한 스토리라인(아이들이 보호자와 떨어져, 공룡의 위협을 받지만 조력자와 만나 위기를 극복한다)과 공룡이 벌이는 싸움은 영화에서 관객의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들었다.

'쥬라기월드'는 거진 10여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만들어진 영화다. 예전 영화의 리메이크-할리우드 영화의 요즘 트렌드-화에 힘입어 만들어진 결과물은 그러나 다소 힘이 빠진다. 변주는 했으나 변주는 미세한 영역에 그쳤고, 눈을 휘어잡을만한 화려한 전투씬이나 그래픽적 요소는 다른 영화와 차별점을 두기 어렵다. (관객들은 트랜스포머와 어벤저스와 같은 영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화려한 영상미로 관객들을 끌어모은다는 예전 전략은 주효하지 않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쥬라기공원' 과 같다. 아이들이 등장하고 이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고(언제나 그렇듯이) 금지 구역을 넘어간다. 아이들의 이모는 미 해병(과학자가 아니라 군인이다. 랩터를 교육하는 사육사로 등장한다)과 얽혀 로맨스를 만든다. 공룡들이 쥬라기월드 안으로 풀려나와 테마파크를 엉망으로 만든다. 스토리라인은 쥬라기공원의 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다른 점이라곤 전 시리즈인 '쥬라기공원'과 연계되어있다는 사실뿐이다.

(쥬라기월드의 입구, 모든 것의 시작)

이 영화는 기존 설정을 반복한다. 영화는 계속해서 쥬라기공원과의 연결점을 시사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가 쥬라기공원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을 말하자면 '유전자 변이 공룡'이다. 유전자 변이 공룡은 기존 공룡과 다르며 강력하며, 동시에 높은 지능을 소유한 공룡이다.그 공룡을 만든 과학자에 따르면 '공룡이자 동시에 공룡이 아닌' 어떠한 다른 종(species)이다.

'유전자 변이 공룡'은 위협적이다. 기존 공룡 DNA에 새로운 DNA(카멜레온, 뱀, 해양동물, 심지어 같은 공룡인 랩터까지 포함한)를 결합해 만든 동물이다. 이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공룡 DNA 조작,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의 비유라든지) 영화는 간단하게 유전자 변이 공룡을 악으로 규정짓고 주인공들은 이 '악당'에 맞서 싸워 이기는 일에 집중한다. 사실 필연적으로 '쥬라기 시리즈'는 오락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없다. 그러니까, 복잡한 이야기는 영화 본연의 목적을 망가뜨릴 수밖에 없다(복잡한 이야기는 영화의 속도감을 떨어뜨려 지루함을 유발한다, 오락영화로써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영화의 변주 요소로써 유전자 변이 공룡은, 쥬라기 시리즈를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던 오브제였다. '다크 나이트'(크리스토퍼 놀란 작)가 근사하게 오락영화와 윤리적 딜레마를 조화시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었듯이, 유전자 변이 공룡을 좀 더 중심 소재로 살렸으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과학의 오만을 드러내고 계몽주의적 결과물로써 '유전자 변이' 문제를 영화에서 집어줬다면, 훨씬 더 근사하고 멋진 영화가 됐을 것이다.

(인도미누스 렉스, 유전자 변이 공룡 - 'SURPRISE!!!' )

이 영화는 그래도 오락영화의 문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리즈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토대를 남겨두었다. 오락영화의 기본에 충실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거나,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이 영화를 감상해도 좋을 것이다. 이 영화가 흥행이 된다면 계속해서 다음 시리즈가 제작될텐데, 다음 시리즈가 제작 된다면 기존 '쥬라기공원'과 차별화된 '쥬라기월드'의 요소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영화가 추억팔이용 영화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Selling point'가 다음 작품에선 분명히 필요하다.

별점(5점 만점-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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