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가 아니고 책은 모으는거 아니다. 읽기는 하니?
그럼요.... 아빠 읽어요.(아직 다 읽은건 아니지만)
제가 책을 사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예전 어느 만화책에서 한겸이는 슬플 때 힙합을 췄지만 전 슬플 때 책을 삽니다.
기분이 좋을 때도 책을 삽니다.
우울할 때도 사고, 외출 했다 가방에 책을 안 넣고 나왔을 때도 책을 삽니다.
사치하고 싶을 때도 (비싼)책을 삽니다.
이렇게 해서 차곡차곡 유희왕 카드 처럼 모은 책들이 이만큼 이네요.
(사실 이건 제 침대 머리맡에 있는 책들이고 책상엔 초큼 더 있어요.)
물론 저보다 독서량이 훨훨훨 많으신 분들도 훨훨훨 많을거고
독서의 깊이도 저보다 훨훨훨 깊으신 분들이 훨훨훨 많을거에요.
많은 책을 읽었다고 뽐내는게 아니라,
단지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좀 더 가까이 뒀으면 하는 마음에서 카드를 쓰고 있습니다.
요 근래 느낀건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걸 귀찮아 하는거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자극적인걸 좋아하고 인터넷 기사도 헤드라인만 읽고 댓글만 보고 추천 비추천을 날리죠.
깊이 오래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게 참 안타까워요.
가끔 친구들이나 주변의 동생들이 저에게 물어요.
"책을 좀 읽어볼까 하는데 서점에 책이 너무 많아서 뭘 사야 할지 모르겠어."
그럼 전 묻죠.
"니가 좋아하는 분야가 뭐야? 니가 관심이 있는 분야의 책을 사"
그럼 또 대답합니다.
"그 안에서도 책이 너무 많아"
엄..... 그렇구나.......
사실 책은 내가 땡겨서 사야해요. 그래야 읽으니까요.
심지어 내가 땡겨서 산 책도 다 못읽을 때도 있는데
남이 추천해준 (나와는 잘 맞지 않은) 책은 얼마나 읽겠어요.
혹여 취향이 잘 맞아 떨어져서 재미있게 읽을 때도 있지만 안그럴 때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말머리가 길었네요.
그래서 이 카드를 쓰게 됐어요.
내가 산,책.
산책 하듯 교보가서 내가 산 책. 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책을 고르라고 알려주긴 어려우니까,
그냥 제가 어떤 기준으로 책을 사는지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내가 산,책 시리즈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물론 월급 족족을 다 책사는데 쓰면 얼마나 좋겠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러질 못하니 틈틈히 요즘에 읽고 있는, 또는 예전에 읽었던 좋았던 책들도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오늘 산,책 입니다.
소설가 김영하의 '보다' 입니다.
사실, 김영하의 소설은 읽어본게 없습니다.
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의 첫 책으로 산문집을 고르다니;;;;
제가 김영하를 알게 된건 TED강연에서 였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거짓말을 하게 됐다는걸 알게 되었을 때 화를 내지 말고
드디어 내 아이도 스토리텔러가 됐구나 하며 경탄하라고 일러주는 김영하를 보면서
저 사람의 소설보다 비소설류, 산문 등이 더 궁금했거든요.
카드를 쓰기 전 한 챕터를 읽어 봤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요.
소개말에서 처럼 사람을, 세상을, 우리를, '다르게' 보는 김영하의 시선은 참 흥미롭네요.
첫 번째 글 '시간 도둑'의 한 구절입니다.
이렇게 글 몇 줄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게 글이 가진 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참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이 카드를 분명 모바일로 보는 빙글러들도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