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마지막 감정에 오래 반항할 것

 목만 남은 자들 / 박은정

 식탁보를 당기면 너의 얼굴이 굴러왔지 누렇게 모인 손이 맞장구를 치고 그러나 지금은 안정을 취해야 할 때

 날마다 너는 황혼의 천진함으로 저녁을 차린다

 회오리가 치고 들판을 달리던 개들이 지붕 위를 날았다 벌거벗은 죽음이 턱과 유두를 넘어 다정을 이루고 이쯤에서 네 굳은 머리칼을 쓰다듬어도 좋을 텐데

 너는 수줍음을 무기로 지닌 소녀처럼 작고 우스꽝스러워

 악몽 속에서 웃던 손이 목을 조르듯 시간은 흐르고

 종내 착한 것들이란 죽어서도 냄새를 풍기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였다

 어제 우리가 나눴던 대화는 네 죽음의 단상

 눈앞에 금을 그어놓고

 신이 내린 마지막 감정에 오래 반항할 것

 저녁이 침묵으로 전이되는 동안 손을 가진 자들의 천성은 거룩하리니

 욕조를 빠져나온 손톱이 벽을 움켜쥘 때 식사를 하던 손가락이 숟가락을 던질 때 한 번쯤 죽어본 자들의 손등이 파랗게 얼어갈 때

 입을 열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욕조 밖으로 몸뚱이가 흘러내렸다 젖은 바짓자락을 잡고 식탁을 빠져나가는 손들

 오늘, 목만 남은 자들의 저녁이 완성된다

(사진 : Manon V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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