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엄마사람이 된 이후, 개구쟁이 연우군을 키우면서 가장 많이 하는 두 음절이에요. 앞서, 여러 에피소드가 그러했듯 연우군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개구쟁이+안녕맨이에요. 누군가를 괴롭히는 아이는 아니지만, (큰 룸메의 장난끼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정말 피는...무섭무섭;;) 내가 하고자하는 행동이 왜 다른 아이에게는 피해를 주는지 이해가 되기 이전에, 본능에 충실한 42개월차 (미운4살)인 남자사람.. 연우군 이랍니다. 지난주 수요일 낮잠을 자고 일어난 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동네 큰 놀이터로 달려갔어요. 이미 중앙놀이터에는 초등학생 형누나들이 독차지 한 터라, 바로 앞, 작은 놀이터로 자발적 달림 슝~ 역시나 작은 놀이터에는 연우군 또래+동생들이 한가득 이었어요. 어림잡아...엄마사람이 열댓명 정도..? 신나게 미끄럼틀도 타고, 오며가며 알고 지내는 엄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제 눈은 연우군을 향할 수 밖에 없었죠. 언제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니...;; (아, 연우군은 "안녕맨"이에요. 자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때가 더 많은데, 그럴때마다 기사님께 "수고하세요,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를 제가 늘 건네요. 기사님이 인사를 받아주던 말던, 저는 인사를 해요. 아무래도 아이를 데리고 다니다보니, 급출발 급정거가 위험하잖아요. 인사를 안받아주시는 기사님들이라해도, 그렇게 인사를 한번 건네면, 확실히 내릴 때 천천히(?) 세워주고, 내릴때도 기다려주세요^^; (대부분은 "잘가라~"하고 받아주세요 ㅋ) 그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연우군은 알아서 인사를 합니다. 연우군 : "고맙습니다~안녕하세요~" 어떨 땐, " 수고하세요~" 라고도... 그럴땐, 버스 안이 한바탕 뻥 터지지요 ㅋ 버스안에서 뿐만 아니라, 오며가며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인사를해요. 연우군 : "안녕? 넌 누구니? 어디가니? 몇 살이니?" 등등...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사를 해요.) _예전에 백화점에서 어느 무지한 할아버지에게 놀란 뒤로 할아버님들에게는 인사를 안하더군요... 이전 에피소드에...사연 有..._ 다들 사교성 좋다, 사회성 너무 좋다, 아이가 참 밝아서 예뻐요 등등... 좋은 말씀들을 해주시지만, 문제가 있어요 ㅜㅜ 또래아이들이나 동생들의 경우, 모르는 연우가 달려가서 인사를 하면 "엄마 얘 누구야?" 하거나, 뾰로통 하잖아요. 그럴땐...손으로 툭 건드리곤 해요. 제가 옆에서 바로 손을 잡으면 재빠르게 발로 차려곤 해요 ㅡㅜ; 연우 입장에서는 반가움이지만, 처음보는 아이가 인사를 하면, 상대아이도 당황스러운 것은 당연한데, 연우는 그 상황이 무안한지 웃으면서 상대 아이를 건드려요 ㅡㅜ 이 날도,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그네로 달려가더군요. 보아하니, 어느 여자아이가 방금 나왔는지, 그네를 즐겁게 타고 있었어요. 역시나 연우군, 달려가더니 연우: "누나 안녕?, 난 연우야. 내가 밀어줄게" 하는데, 대여섯살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싫어!" 라는 대답과 째려보는 눈빛...ㅋ; 저는 연우에게 말했어요. "연우야, 연우가 밀어주는 건 연우가 하고 싶은것이지? 누나는 지금 혼자 타고 싶은거야. 연우 생각대로 다 할 수는 없어" 그 순간.... 연우가 여자 아이가 잡고 있던, 손잡이를 툭 치길래 저는 얼른 손을 잡았어요. "연우, 이러면 집으로 갈거야. 놀이터 약속이야." 하는 동시에, 발로 여자아이 발을 툭 차는 연우군....ㅡㅜ 이미 주변에는 엄마사람들이 다 지켜보고 있었고, 이제 야단치면 그 무안함을 느끼는 녀석이라, 저는 연우의 두 팔을 꽉 잡은 뒤, 눈을 보고 말했어요. "연우야, 지금 연우가 누나를 매우 아프게했어. 정말 나쁜 행동이야. 누나한테 먼저 사과해" .. 연우는 바로 여자아이를 안아주고 사과를 했어요. 저도 아이에게 "아줌마도 미안해. 동생이 같이 놀고 싶어해서 그랬어" 말을 건넨 뒤, 아이 엄마를 찾았지만, 안계시더군요. 연우는 다른 기구들로 달려갔고, 여자 아이 엄마들은 연우가 다가가면 아이부터 감싸고.. 남자 아이 엄마들은 "다 그래 괜찮아요. 모르고 그런거잖아 아직은"... "연우 엄마가 둘째 엄두 못내는 이유를 알겠다"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저 역시 그 상황들이 불편했지만, 어쩌겠어요. 그렇다고 연우를 들쳐안고 집으로 바로 온다면, 정말 그건 연우가 잘못했다는 것이잖아요. 다툼이 있으면 안되지만, 만약 다툼이 있다면 다툼의 해결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연우에게도 잘잘못은 가르치고, 저도...그런 상황에서의 무안함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그렇게 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여자아이 엄마를 못 찾은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어요. 반대로 연우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다른 아이에게 괴롭힘(?) 불편함을 당했는데, 엄마만 모르는 상황이라면 속상하잖아요.. 앞뒤 사정모르고, 멀리서 그 상황을 지켜 본 다른 엄마들이 연우가 지나가면, "저 아이 조심해야돼" 하는 것도 원치않고요. 정말 다행인지, 이틀 뒤 비가 오던 금요일 연우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유치원에 등원 중인 그 여자아이를 만났어요. 바로 달려가서 아이에게 "안녕, 여기 놀이터에서 아줌마봤었지?" 인사를 하고, 아이 엄마에게 말했어요. "안녕하세요. 수요일에 여기 작은 놀이터에서 따님이랑 놀던, 남자아이 엄마에요. 저희 아이가 네 살인데, 친구들을 만나면 무조건 인사를 하고 같이 놀고 싶어해요. 그날 따님이 그네타고 있을 때, 연우가 밀어주고 싶었는지, 다가갔는데 따님은 혼자 타고 싶어했거든요. 제 아이가 계속 밀어준다고 고집부려서 제가 누나 불편하게 하지 말고, 이따가 타자고하니, 따님을 툭 쳤어요. 바로 사과는 했는데, 어머님이 안보이셔서 제가 달래만주고 계속 마음이 너무 안좋았어요. 늦었지만 죄송해요." 그 엄마는, 주변 엄마들한테 들어서 알기는 했는데, (역시 엄마들의 뒷담화란.. 대왕마님 시엄마처럼 괜히 ㅎㄷㄷ 하죠 ^^) 지난 일이고 다친 것도 아니고해서 잊고 있었다고 하면서, "아 아니에요. 아이들 다 그렇죠. 네 살이면 한창 그럴때고, 남자아이들은 더 오래 말 안들을거에요. 제가 고마워요" 하시더군요... 어찌나 후련하던지.....꺄악~~~~^^v 뒤돌아가면서 "엄마, 누구야?" 하는 아이와 "응 저번에 그네탈 때, 살짝 밀었던 남동생 엄마야. 다음에 만나면 같이 놀아봐. 너랑 놀고 싶었대" 라고 말해주는 아이엄마.. 참 고마웠어요. 너무너무 아이들+엄마사람들이 많은 이 동네... 다른 사람 눈치보는 성격이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다보면 작은 오해도 큰 오해로 와전되기 쉬운 상황들이 참 많은 듯 해요. 여자 아이 엄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 마음도 편하지 않았을텐데, 그렇게 우연히 마주친 그 날이 참 좋더군요. 연우가 더 어릴적에 문제상황이 생기면, '내가 왜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보는 사람들한테 사과를 해야하지?' 하고 너무 억울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것이 아이에게도 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 나가지마"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성격상 집놀이만 하는 것은 더더 싫고, 외부활동을 안한다고해서 문제행동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부딪혀봐야 왜 나쁜 행동인지를 알고, 해결방법도 알게 되고, 엄마품을 떠나 스스로 삶을 살아갈 연우군을 위해서라도, 바깥놀이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천번 만번을 보고 듣고 경험해봐야 내것으로 만든다는 우리 아이들. "이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내일도...하렵니다. 진심은 통하니까요^^ 오늘도 홧팅!! p.s 위 사진은 얼마 전, 동네 L백화점 갤러리에서 진행했던, 러버덕 프로젝트에요. (작년, 잠실은 너무 멀어서 패스했는데, 간이 전시지만 좋았어요) 오리 꽥꽥 줄세우면서 신나게 놀이하고 왔답니다.

스콘과 아메리카노 한 잔이면 난 충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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