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지만 치명적인 #50C878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부터 수상쩍은 색이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파는 민트 아이스크림 색과 비슷하긴 하나 애초에 우리가 아는 민트색과 진짜 민트의 색은 다르다. 비슷한 색을 하나 더 꼽아보라면 포켓몬스터 1세대 스타팅 포켓몬 중 하나인 이상해씨의 색이다. 이상해씨라는 이름답게 이 녀석은 파이리나 꼬부기와 달리 좀 이상하다. 파이리는 도마뱀(샐러맨더), 꼬부기는 거북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데 이상해씨는 대체 뭔가. 정체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씨앗 포켓몬'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흐음...? 하지만 이것은 인간에게 사랑받는 색이다. 옷, 자동차, 휴대폰 케이스에 이 색이 등장하면 사랑스러움 지수가 +3 정도 상승한다. 심지어 담배까지! 블랙데빌 아이스는 달고 시원하다. 여러모로 색깔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문제는 조금만 달고 아주 조금만 시원하다는 것. 하긴 많이 달고 시원한 것을 먹으려면 그냥 민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중독의 색이다. 만화에서 영화까지, 독극물이 부글부글 끓는 초록색 액체로 묘사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모든 것은 이 색이 1814년 슈바인푸르트의 염료 공장에서 태어난 때부터 시작했다. 그전까지의 색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인공미 때문인지, 사람들은 이 슈바인푸르트 그린(에메랄드 그린, 혹은 파리스 그린이라고도 한다)을 옷이나 벽지 등 가릴 것 없이 칠해댔다. 문제는 에메랄드 그린이 구리에 비소를 용해시켜 만들어낸 색이라는 점이었다. 고전 추리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독극물이 바로 비소 아닌가. 에메랄드 그린으로 옷과 집을 장식하고 다녔던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이 색의 위험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지금 파리스 그린(Paris Green)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파리에서 하수도의 쥐를 죽이기 위해 이 염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흠, 그러고보니 이상해씨는 풀/독 타입이다! 하지만 이 색의 치명적인 매력에 중독된 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19세기를 장악했던 인상파 화가들이다.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에메랄드 그린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 결과 클로드 모네는 실명, 폴 세잔은 당뇨병을 얻었다. 빈센트 반 고흐를 자살로 몰고간 신경증 역시 비소 중독으로 인한 것이었다.

블랙데빌 아이스는 에메랄드 그린으로 뒤덮인 그 담뱃갑답게 위험한 놈이다. 맛이 (조금) 달고 (아주 조금) 시원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타르 수치는 꽤 높다. 하지만 향담배이면서 멘솔이기도 한 주제에 기존의 향담배나 멘솔과는 분명 다르다. 어쩐지 중독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게다가 겉으로는 화려하고 예쁘면서 막상 속을 까보면 시커멓다. 위험하다. 멀리 해야할 것만 같다. 하지만 모든 중독은 위험한 줄 알면서도 어찌 할 수 없는 것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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