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좋은시-물 아래/김병호

물 아래


김병호




한 사내가 철교 아래 교각에 앉아 있다

새들과 바람만이 다니는 길목을

흰 뼈를 다 드러낸 채 나무들도 지켜 서있다


수문이 열리고 우레 딸린 강물이 지나가고

불 끈 화물열차도 지나가고

마음에서 밀린 것들도 따라 지난다


항로처럼 엉킨 길을 새까맣게 묻어 놓고

물 아래, 또박또박 핀 꽃들

귀도 자르지 않고 강을 건너온 낮달이

서쪽으로 진다


목 쉰 검은 새 몇이

물속에 뿌리를 묻고 선 나무 끝에 앉는다

사내의 자리다


바짝 마른 바람 한 줄이 지나자

수면은 무릎께가 불쑥 나온 바지처럼 부푼다

사내의 자리다


온몸을 내놓고 한 겨울을 견뎠던

겨울 강가의 마른 바윗돌이

사내의 자리다


멀고 먼 길을 훌쩍 떠나온

낮은 지붕의 별자리가

사내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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