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이 되었던 치어리더 문화 재도입, 실질적인 영향력은 미비 때는 2010년 시즌이 시작할 때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축구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그간 N석과 S석으로 항변되던 서포터즈 대결구도식의 응원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K리그에, 일반석을 살리기 위한 방책으로 치어리더를 도입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치어리더 문화는 K리그의 서포터즈 라는 단체가 탄생하면서 자연스레 세력을 잃어갔고, 1990년대 후반에 치어리더는 피치에서 더이상 찾아볼 수 없었던 존재들이었으나, 10여년이 지난 2010년, 서포터즈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K리그 바닥에 재등장한 셈이다. 이미 서포터즈 문화에 물들어버린 각 팀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다소 경계하는 야구의 응원문화를 왜 도입하느냐면서 자신들과 다른 응원방식에 융화되지 않기 위해 선을 그어버렸다. 게다가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한 유럽식 서포터즈를 동경하는 분위기가 매우 강했던 국내 분위기였기에 성공보단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분위기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수원과 서울, 포항 등 일부 구단들은 치어리더 팀을 만들어 관중석에 투입시키는 과감한 한 수를 던졌다. E석에 치어리더를 위한 단상까지 만들고 그들을 위한 존(Zone)까지 만들었다. 반대를 무릅쓰고 그들이 치어리더를 도입한 이유는 바로 극심한 흥행 부진이 원인이었다. 당시 K리그 관중은 전년도에 비해 13% 감소하는 굴욕을 겪었고, 관중 동원 1,2위를 자부하던 수원과 서울마저도 각각 22%, 19.6% 감소하면서 체면을 구긴 상태였다. E석을 활성화하여 일반관중 유치를 위해 갖가지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클럽 프론트들이 골머리를 썩히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서포터석이라 불리는 N석과 일반관중들이 밀집한 E/W석과의 보이지 않는 벽이 너무나도 크다는 점이다. 서포터즈 문화의 정착은 분명 팀에 대한 팬들의 충성심을 높이고, 해당 팀을 위해 뛰는 선수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활력제이지만, 클럽 입장에서는 서포터 뿐만 아니라 일반 관중 또한 놓쳐서 안될 부분이었다. 최원창 수원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야구팀의 롯데 자이언츠의 융합을 벤치마킹하여 모든 팬이 융화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것이 대부분 클럽들의 입장이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내가 수없이 경기장을 다니면서 목격한 치어리더들과 축구 경기는 서로 이질적으로 '따로따로 노는 분위기' 였다. 일단 서포터즈들이 사용하는 응원가나 치어리더들이 사용하는 응원패턴은 각개전투하는 것마냥 개인 플레이였다. 축구로 치자면 패스플레이가 전혀 안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보니, 서포터즈와 일반 관중들의 거리가 좁아지기는 커녕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치어리더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자, 클럽들은 오히려 유명인사 등을 시축하게 하거나 하프 타임에 축하 공연을 가지는 등으로 마케팅을 하여 관중몰이를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반응일 뿐, 그 효과가 지속적인 흥행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렇게 치어리더 도입은 무관심 속에 묻혀가며, '실패' 로 확정되어가는가 싶었다.